[매경닷컴 MK스포츠(이천) 서민교 기자] “LG에서 제 자리 잡아야죠.”
LG 트윈스에 새 둥지를 튼 기대주 이준형(22)이 당찬 각오로 24일 오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 처음 입성했다. 가족과 함께 짐을 한 가득 짊어지고 숙소에 짐을 푼 이준형은 설렘도 가득했다.
이준형은 150㎞대 강속구를 장착한 우완투수다. 187cm의 탁월한 신체조건에 슬라이더와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도 구사 가능하다. LG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젊은 유망주.
↑ 24일 이천 챔피언스파크 숙소에 처음 입성한 LG 트윈스 투수 이준형. 사진(이천)=서민교 기자 |
이준형은 트레이드 직후인 21일부터 잠실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 기간 1군 선수들과 동행했다. 새로운 팀 적응을 위한 양 감독의 배려. 불펜 투구도 두 차례 했다. 양 감독과 강상수 투수코치가 직접 눈으로 투구를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이기도 했다. 강 코치는 “수정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투구 폼도 그렇고 공도 좋다”고 대만족했다.
이준형도 LG맨으로 적응을 벌써 끝냈다. 이준형은 “3일 동안 1군에 있으면서 선배들이 잘해주셔서 적응이 다 끝난 것 같다”고 웃었다. 특히 서울고 선후배 사이인 포수 유강남과 친분이 두텁고, 임정우도 각별히 신경을 써줬다고.
이준형은 2012년 삼성 라이온즈로 입단한 뒤 kt를 거쳐 LG로 이적했다. “kt로 처음 옮길 땐 적응이 좀 필요했는데, 이번이 두 번째 이적이라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색한 건 없어졌다.”
이준형은 이적 직후 양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보고 놀랐다. 자신을 눈여겨보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기 때문. “감독님께서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 줄 정말 몰랐다. 강상수 코치님도 좋게 봐주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드린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이준형은 LG보다 kt가 기회의 땅이었다. 투수층이 얇은 kt에서는 즉시 전력으로 1군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이준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1군 경기에 나가고 싶은 건 당연하다. kt에 있었다면 기회는 더 많았겠지만, 던져 보니 내 실력이 파악이 됐다. 1군 무대는 쉽지 않더라. 아마 올 시즌 스트레스와 부담을 많이 갖고 던졌을 것이다.”
양 감독은 이준형을 2군에서 성장시킨 뒤 1군 투입은 2, 3년 후를 내다보고 있다. 이준형도 LG로 옮기면서 당장은 1군 욕심을 버렸다. “2군 경험을 충분히 한 후 1군에 나서는 게 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잘만 하면 투수가 많은 LG에서도 내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묻어 나오는 두둑한 배포였다.
올 시즌 기대가 컸던 이준형의 목표도 수정됐다. “kt에서의 원래 목표는 풀타임 출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LG는 투수 유망주가 넘쳐난다. 여기에 이준형까지 합류했다. 좌완 파이어볼러 임지섭과 함께 150㎞ 강속구를 뿌리는 20대 초반의 원투펀치를 볼 수 있는 날도 먼 이야기만이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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