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하루 전날 ‘9회의 기적’을 함께 연출했던 두산과 KIA. 그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맞붙었다. 승리를 안겨준 짜릿한 홈런은 이틀 연속 없었다. 그리고 이틀 연속 극적 9회 뒤집기도 없었다. 승부를 가른 건 홈런도 9회도 아닌 2사 이후 집중력이었다.
곰과 호랑이의 첫 대결은 곰의 승리였다. 선발 장원준이 7이닝 1실점으로 버티며 허술한 뒷문 약점을 최소화했다. 2이닝만 막으면 됐던 불펜은 8회 유격수 김재호의 연속 실책 속에 2점을 헌납했으나 점수가 넉넉했다.
무엇보다 막강 화력이 호랑이를 잡은 ‘비결’이었다. 최근 10점은 가볍게 뽑았던 두산이나 이날은 7점으로 충분했다. 그 5점도 어렵지 않게 얻었다. 특히, 2사 이후 집중타로 승기를 잡았다.
12안타(두산)와 6안타(KIA)로 2배 차이가 있었으나 찬스는 엇비슷했다. 그러나 그 찬스를 살린 건 두산뿐이었다. 2사 이후에만 4점을 뽑았다.
↑ 두산은 24일 KIA를 꺾고 13승 7패로 SK(12승 8패)를 제치고 단독 2위가 됐다. 선두 삼성(15승 6패)과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4회에도 2사 이후 상대의 실수를 틈타 추가 득점을 올렸다. 김재환의 2루타 후 연속 범타로 찬스를 놓치는가 싶었으나, 민병헌의 안타와 정수빈의 3루타가 잇달아 터졌다. KIA가 추격의 시동을 걸려는 사이 5-1로 달아났다.
반면, KIA는 2사 후 찬스를 못 살렸다. 리드는 먼저 잡을 수 있었다. 1회 김호령의 2루타와 브렛 필의 희생타로 만든 2사 3루서 4번타자 나지완은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필의 적시타로 반격에 나선 3회에도 2사 1,2루서 이범호가 외야 뜬공으로 힘없이 아웃됐다. 7회와 8회에도
특히, 2점을 따라잡은 8회 강한울의 투수 땅볼은 허탈했다. KIA는 곧이은 수비에서 안타 3방을 맞고서 2실점을 했다. 1-5에서 3-5로 쫓았으나 3-7로 다시 4점 차가 됐다.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힘이 쭉 빠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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