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더 이상의 ‘서재앙’은 없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서재응(38)이 컨트롤 아티스트 ‘서덕스’로 돌아왔다. 구속은 135km를 넘기기도 힘들었으나 ‘칼제구’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했다.
지난 겨울 괌 재활캠프에서 몸을 만든 서재응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무대는 좁았다. 평균자책점이 0.53에 불과했다. 홈런으로 1자책(2실점)을 한 게 ‘제로’에 유일하게 영향을 끼쳤다. 1군에서의 ‘콜업’은 당연했다. 그리고 25일 선발 등판을 준비하라는 통보가 전해졌다.
서재응의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은 막중했다. KIA는 최근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경기를 어렵게 치르며 승수 사냥에 애를 먹었던 것. 서재응이 중심을 잡아줘야 했다. KIA도 지난해 7월 29일 이후 첫 선발 등판하는 서재응에 거는 기대가 컸다. 김기태 감독은 “나도 (서재응의 투구가)궁금하다”라며 “(부담도 있겠지만)베테랑인 만큼 잘 던져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 KIA의 서재응은 25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칼날 같은 제구를 앞세워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1회와 2회 연속 1실점을 했지만 불운에 가까웠다. 특히, 1회 1사 1루서 김현수의 2루타는 빗맞은 게 좌측 외야 라인 안쪽으로 떨어지는 행운이 따른 것. 한방을 지닌 홍성흔과 양의지를 뜬공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6회 첫 타자 양의지를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서재응은 임무를 완수했다. ‘5회까지는 버티겠다’던 약속도 지켰다. 5
마운드를 내려가는 그를 향해 잠실구장을 찾은 KIA 팬은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서재응도 모자를 벗으며 감사인사를 했다. KIA 팬은그토록 바라던 서재응을 봤으며, 서재응은 그토록 갈망했던 KIA 팬의 환대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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