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스 서민교 기자] 2011년 8월17일. 김성근 감독이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벗고 떠난 날이다. 이후 4년. 돌아온 ‘야신’은 한화 유니폼을 입고 옛 제자들을 울렸다.
철저한 스몰야구로 끈끈하게 물고 늘어진 결과는 시즌 첫 3연승 스윕. 김 감독의 남은 옛 정보다 새로운 도전이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와 SK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은 그 자체로 화제였다. 김 감독은 SK전 시리즈를 앞두고 무섭게 성장한 제자들을 경계했다. 그러나 엄살이었고 기우에 불과했다. 한화가 시리즈를 압도했다.
↑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 초 1사에서 한화 김겅근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권혁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
김 감독에게 ‘야신’의 호칭을 붙이게 만든 팀은 SK였다. 2007년 SK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3차례(2007·2008·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김 감독이 2011시즌 도중 팀을 떠난 뒤에도 SK는 당시 주축으로 성장한 김 감독의 제자들이 활약하며 이미 만들어진 왕조의 기틀은 흔들리지 않았다.
반면 한화는 만년 꼴찌 팀이었다. 올 시즌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파란을 예고했다. 시즌 초반 한화는 하위권에 머물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친정팀인 SK전 스윕에 성공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5할 승률을 넘긴 12승10패(공동 4위).
김 감독은 이날 경기 9회말 1사 후 올 시즌 두 번째로 마운드에 직접 올랐다. 마운드에는 역시 마무리 투수 권혁이 있었다. 김 감독은 짧게 몇 마디를 건넨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권혁은 9회를 완
징크스에 예민한 김 감독의 한 수. 스윕패를 절대 당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나섰던 김용희 SK 감독과 SK 선수들은 결국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시즌 첫 3연승을 얄궂은 운명처럼 SK전에서 거둔 김 감독도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승부 앞에서 옛 정 따위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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