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흔히들 야구는 선수가 하는 건데 감독이 뭐 중요하냐고 하는데요.
요즘 한화와 두산, 롯데를 보면 그런 말 못 할 것 같습니다.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화 마무리 투수 권혁이 볼넷을 주자 김성근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갑니다.
192cm 거구의 노장인 권혁의 볼을 아기 어루만지듯 '쓰담쓰담'.
기분 좋아진 권혁은 화끈한 삼진으로 경기를 끝내버립니다.
반대로 분위기 파악 못 하고 까부는 외국인 선수는 가차없이 2군행.
신임 김성근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만년 꼴찌' 한화는 한 달 만에 4강 팀이 됐습니다.
역전승 6번에 끝내기 승리 3번. 패배의식을 지우고 근성을 채워 넣었습니다.
두산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순둥이로 길들었던 '곰'들의 맹수 본능을 일깨워 팀을 2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최다였던 희생번트 수를 최소로 줄여 두산 특유의 공격 야구를 극대화했습니다.
지난해 구단의 CCTV 감시와 선수단 항명 파문으로 '콩가루'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롯데는 이종운 감독을 맞아 돌덩이 팀으로 거듭났습니다.
9할에 가까운 홈승률과 경기당 2개꼴로 터지는 홈런포로 '구도' 부산 팬의 마음도 되돌려놨습니다.
김용희 감독을 맞이한 SK도 강팀의 면모를 되찾는 등 감독 바뀐 4팀이 상위권으로 올라선 올 시즌 프로야구.
경기는 선수가 하지만, 선수는 감독하기 나름입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