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FA컵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최강팀을 가리는 무대다.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토너먼트로 최소 5번, 최대 8번을 이기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도 딸 수 있다.
1996년 창설된 FA컵의 우승트로피는 1부리그(K리그 클래식) 팀의 전유물이었다. 하부리그 팀과 아마추어 팀이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1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렇다고 난공불락은 아니었다. 강팀이 약팀에 덜미가 잡히는 단판 승부의 묘미가 잘 드러나기도 했던 FA컵이었다.
29일 펼쳐질 FA컵 4라운드(32강)에는 K리그 클래식 12개 팀이 참가한다(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의 대결은 수원 JS컵 일정으로 5월 13일로 연기). 1부리그 팀에게는 해마다 32강 직행 혜택이 주어진다. 5번만 이기면 정상에 밟을 수 있다는 단꿈에 젖으나 1번도 못 이기고 허무하게 대회를 마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 성남 FC는 2015 하나은행 FA컵 32강에서 내셔널리그의 부산교통공사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디펜딩 챔피언도 이변의 희생양이 될지 모른다. 사진=MK스포츠 DB |
2년 전에도 첫 판부터 이변의 희생양이 나왔다. 대전 시티즌과 대구 FC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의 고양 Hi FC와 수원 FC에게 0-1로 패했다. 조기 탈락은 연례행사인 셈이다.
때문에 올해 FA컵 첫 판에서도 누군가 쓴 맛을 볼지 모른다. 하부리그를 상대한다는 게 그저 속편한 게 아니다. 이겨도 본전인 탓에, 부담만 더욱 크다. FA컵 32강 대진에서 K리그 클래식 팀끼리 맞붙는 건 수원-전남, 그리고 대전-광주 FC다. ‘디펜딩 챔피언’ 성남 FC를 비롯해 제주, 전북 현대, 부산,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인천 유나이티드, FC 서울 등 다른 8개 팀은 하부리그를 상대한다. 성남과 서울만 각각 내셔널리그의 부산교통공사와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할 뿐, 다른 6개 팀은 전력 차가 크지 않은 K리그 챌린지 팀과 겨뤄야 한다. 이변 가능성은 충분하다.
누구든지 이길 수 있지만 누구든지 질 수도 있다. 반복되는 이변의 공포 속에 올해는 누가 희생양이 될까.
※2015 하나은행 FA컵 32강 대진
4월 29일
제주 유나이티드-FC 안양
부산교통공사-성남 FC
천안시청-고려대
대전 시티즌-광주 FC
안산 경
고양 Hi FC-전북 현대
대전 코레일-용인시청
부산 아이파크-강원 FC
울산 현대-서울 이랜드
대구 FC-포항 스틸러스
인천 유나이티드-부천 FC
상지대-영남대
FC 서울-경주 한국수력원자력
5월12일
화성 FC-창원시청
울산 현대미포조선-김포시민축구단
5월 13일
수원 삼성-전남 드래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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