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의 ‘한국인 타자 듀오’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와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시련의 4월’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즌 개막 첫 번째 달인 4월 추신수와 강정호는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추신수는 시즌 타율 0.096(52타수 5안타)으로 MLB 타자 중 타격 부문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강정호는 시범경기에서만 홈런 2개를 때려내며 기대를 모았지만 정규 시즌 개막 후 타석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아졌다.
29일(한국시간) 열린 MLB 정규 리그 경기에서도 추신수와 강정호는 타격 부진 탈출 신호탄을 쏘아올리는데 실패했다.
추신수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경기에서 팀이 1대2로 뒤진 9회말 2사 후 대타로 출격 준비를 했지만 마지막 타자가 뜬공으로 아웃당하면서 그대로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굴욕’을 맛봤다. 추신수는 경기가 끝난 뒤 “감독께서 재충전을 위해 배려해줬다”며 “팀 승리가 중요한만큼 경기 출전에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덤덤한 모습을 보였지만 추신수 역시 최근 타격 부진으로 인한 마음 고생을 숨기지 못했다. 추신수는 “야구를 해오면서 타율이 1할 밑으로 떨어지기는 처음”이라며 “워낙 저조하다보니 더욱 도드라져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추신수는 왼쪽 발목과 왼쪽 팔꿈치에 잇달아 수술을 받은 뒤 이번 시즌 ‘명예 회복’을 단단히 별렀다. 그러나 좀처럼 전성기 시절 타격 감각을 찾지 못하면서 고액 연봉자 추신수가 느끼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
추신수는 “열심히 준비한 점을 생각하면 허무한 느낌도 든다”며 “거액을 받는 선수이기에 팬들께서 내게 기대도 걸고 비난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타자로는 최초로 국내 무대를 거쳐 MLB에 데뷔한 강정호 역시 팀내 입지를 굳히지 못하고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강정호는 이날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시카고 컵스의 원정 경기에서 5경기 만에 대타로 출전했지만 2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정규 시즌 타율이 0.200에서 0.182(22타수 4안타)로 떨어진 강정호는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파괴력을 좀처럼 보
5회초 1사 1루에서 구원투수 안토니오 바스타도를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상대 투수 트래비스 우드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8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섰지만 풀카운트 접전 끝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피츠버그는 2대6으로 패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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