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 신인 우완 투수 남경호(19)의 투구는 패기가 넘친다. 비결이 있었다. ‘전혀 떨리지 않는다’고. 남경호는 ‘진짜’ 실전 체질이었다.
남경호는 지난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2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1볼넷 3탈삼진 노히트 역투를 펼쳤다. 최고 구속 144km의 속구에 더해 체인지업을 섞어 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KIA타선을 제압했다.
↑ 사진=김영구 기자 |
특히 전혀 망설임 없이 자신감 있게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을 꽂는 모습은 만 19세의 신인답지 않은 모습. 정작 남경호는 심각할 정도로 태연했다. 27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만난 남경호는 “마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서 던지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던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이제 불과 몇 개월 되지 않은 신인. 1군 등판의 떨림은 없을까. 남경호는 “원래 성격상 마운드 위에서 긴장하거나 그런 편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2015신인드래프트서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남경호는 최원태(넥센)와 함께 서울고등학교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고교 최고의 투수 중 1명이었다. 비록 1군 캠프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2군 대만캠프에 합류해 겨울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남경호의 가능성이 부족했다기보다 1군캠프에 1명의 신인도 포함하지 않았단 팀의 정책 때문이었다.
그 2군 대만 캠프도 남경호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겼다. 남경호는 “1군 데뷔전이나 잠실 경기보다는 캠프에서 첫 경기에서 엄청 떨렸다. KIA 2군과의 경기였는데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프로 선수들을 상대한 것이니까 엄청 긴장 됐던 것 같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정작 지난 26일 홈인 잠실구장의 만원관중 앞에서는 “똑같았다”는 것이 남경호의 말이다. 남경호는 “시범경기 LG전에서 잠실구장에서 던진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때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남경호는 3월 22일 잠실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 깜짝 선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1군 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는 못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1군에 합류했다.
특히 투구템포가 빠른 남경호다. 남경호는 “잠실 경기에서는 (최)재훈이형의 리드를 따라서 바로바로 승부를 했다. 원래도 템포가 빠른 편이다. 마운드에서 크게 생각하지 않고 전략이 서면 바로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자신 있는 구질은 슬라이더다. 남경호는 “구속은 141~143정도 나온다. 원래는 슬라이더가 주무기인데 최근에 잘 안들어가서 연습이 더 필요할 것 같다. 1군에서는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고 있어서 많이 쓰고 있다”고 했다.
1군에 합류하기 이전 캠프부터 포함해서 2군에
남경호가 보여주고 있는 대담한 투구는 올해 갓 스무살이 된 신인이라고 보기 힘든 모습. 하지만 스스로가 ‘전혀 떨리지 않는다’는 데야...남경호는 진정한 실전체질이었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