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선배들에게 커피를 나르던 어수룩한 신인 선수가 한 팀의 어엿한 주전 중견수로 성장했다.
LA다저스 외야수 작 피더슨은 지난 3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1번 중견수로 등장,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그동안 줄곤 8번 타자로 출전했던 그는 이날 경기에서 처음으로 1번 타자로 등장, 1회 선두타자 홈런을 때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비에서는 4회 호아킨 아리아스의 타구를 넘어지며 잡아냈다.
↑ 작 피더슨은 메이저리그 데뷔 두 번째 시즌 만에 팀의 주전 중견수로 자리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그의 활약을 지켜 본 팀 동료 아드리안 곤잘레스는 그의 활약을 두고 “마치 스키를 타는 것처럼 불안할 때도 있지만, 그가 하는 것을 즐기려고 한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피더슨은 지난 시즌 로스터 확장 기간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하더라도 미완의 기대주였다. 18경기에서 38타석에 들어서 28타수 4안타(타율 0.143) 9볼넷 11삼진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장타는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스프링캠프가 시작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가 주전 중견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누구도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그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매팅리는 30일 경기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피더슨은 젊은 선수들이 올라왔을 때 보여줘야 할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그의 태도를 높이 칭찬했다.
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위축되는 다른 신인들과 달리, 빠른 속도로 팀에 녹아들고 있다는 게 매팅리의 설명이다.
이를 잘 설명해주는 일화가 있다. 지난 시즌 다저스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었던 그는 다른 신인들과는 별도로 또 하나의 ‘신고식’을 치렀다. 시카고 컵스 원정 당시 리글리필드 건너편에 있는 커피숍에서 선배들의 커피 심부름을 한 것. 유니폼을 입고 일회용 컵홀더에 커피를 한가득 담아 경기장에 들어가는 모습은
매팅리는 “그때 짓궂은 심부름을 하면서도 불평 한 마디 없었다”며 피더슨이 일명 ‘커피 셔틀’을 했을 당시를 떠올렸다.
다저스는 맷 켐프의 이적, 야시엘 푸이그와 칼 크로포드의 연쇄 부상으로 외야에 적지 않은 공백이 생겼다. 그러나 피더슨의 공수에 걸친 활약은 그 빈자리를 잊게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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