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전설을 쓰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의 전성기는 도대체 언제 끝나는 것일까.
올해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이제 5월의 시작. 아직 이승엽의 여름은 오지도 않았다.
이승엽은 지난해 ‘이제 전성기는 지났다’라는 주위의 예상을 뒤엎고 3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삼성이 통합 4연패를 달성하는데 베테랑 이승엽의 존재감은 든든한 힘이었다. 삼성의 팀 성적보다 대단했던 것은 이승엽의 회춘 모드였다.
↑ 홈런을 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사진=MK스포츠 DB |
이승엽은 지난 30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시즌 7호 홈런을 때려냈다. 5-3인 5회말 승부의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으로 LG가 꺼내든 김선규 카드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결정적인 한 방.
이승엽의 홈런 하나는 그 자체로 역사다. 이날 홈런을 추가하며 KBO 리그 개인 통산 397호 홈런을 기록하며 사상 첫 400홈런 대기록 달성에 단 3개만 남겨뒀다. 일본프로야구에서 기록한 홈런까지 합치면 556개의 홈런을 외야 담장 밖으로 날렸다. 엄청난 대기록이다.
놀라운 것은 올해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다. 이승엽은 32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지난해 3~4월 홈런은 3개에 불과했다. 이승엽이 무서운 건 여름이다. ‘여름 사나이’답게 5~8월 동안 26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올해는 벌써 7호 홈런을 때려냈다. 지난해 페이스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 불혹의 나이를 감안해 스프링캠프 기간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식단을 조절하며 체중 감량까지 했다. 이승엽은 초심으로 돌아가 “더 완성된 타격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지며 시즌을 시작했다.
이승엽이 가장 우려했던 것은 시즌 초반이다. 이 때문에 시즌 개막 전 일부러 페이스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승엽은 “시즌 초반 20경기만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으면 시즌 막판까지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은 시즌 초
‘은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없게 만든 식지 않는 이승엽의 방망이. 그가 쓰는 야구의 전설은 올해도 뜨겁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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