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승리투수 서재응’이라는 말을 들은 지 꽤 오래됐다. 2013년 8월 9일 이후 서재응의 승리시계는 멈춰있다. 지난 2일 광주 SK전까지 631일째 ‘스톱’이다. 통산 41승 투수는 그 사이 6패만 했다. 이제 5할 승률(44패)도 안 된다.
그간 부진했다. 2013년과 2014년 서재응의 평균자책점은 6.54와 6.40으로 무려 6점대였다. 연봉 삭감은 불가피. 깎이고 또 깎인 그의 올해 연봉은 1억2000만원이다. 하지만 승수사냥 실패가 꼭 서재응의 탓만은 아니었다. 부진은 타선에게도 있었다. 도움을 참 못 받았던 게 사실이다.
서재응은 올해 부활투를 펼치고 있다. 투구 밸런스를 잡아가며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잘 던지고 있다. 호랑이군단의 4선발로서 두 차례 등판, 짠물을 과시했다. 평균자책점 2.53으로 시즌 커리어 하이(기존 2012년 2.59)다. 5이닝은 기본으로 책임졌다(2경기 연속 5⅓이닝). 2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KIA 투수 가운데 한 번도 조기 강판을 하지 않은 건 양현종과 서재응 밖에 없다.
↑ 서재응이 선발 등판한 2경기에서 KIA는 뒷심을 발휘해 승리했다. 하지만 서재응의 승수는 2년 가까이 41승에서 멈춰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냉정한 시선으로 KIA 타선은 약하다. 팀 타율은 2할4푼9리로 9위다.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가운데 3할 타자는 브렛 필(3할3푼9리), 1명이다. SK전도 8회 상대 불펜의 4사구 남발이 없었다면 양상은 달라졌을 터.
문제는 서재응이 그 득점 지원의 복이 없다는 것이다. 서재응의 통산 41번째 승리이자 마지막 선발승은 2013년 8월 9일 마산 NC전이었다.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친 서재응을 위해 타선은 4점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후 7번의 선발 등판에서 득점 지원은 매우 떨어졌다. 서재응이 마운드 위에 있는 사이 11점(경기당 평균 1.57점)을 딴 게 다였다. 최다 득점이 3점(2013년 9월 1일 NC전)일 정도였다. 서재응이 대량 실점을 하며 일찌감치 무너진 적도 있다. 그렇지만 잘 하고도 박복한 경우가 더 많았다.
서재응으로선 동료에게 부탁의 ‘떡’이라도 돌려야 할 판이다. 그런데 반대로 KIA는 서재응에게 감사의 ‘떡’을 돌려야 할지 모른다.
‘서재응 선발 등판=서재응 승리’의 공식은 2년 가까이 쓰여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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