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가 잔인한 5월을 보내고 있다. ‘마(魔)’가 낀 듯 주축 투수들이 차례로 부상을 당하고 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다. 두산이 어떻게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에 따라 초반 판도도 출렁일 전망이다.
두산 선수단에 ‘부상 주의보’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부상경보’가 떨어졌다. 먼저 좌완투수 장원준이 2일 왼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1일 등판한 장원준은 1이닝 4피안타 4실점을 한 이후 2회 교체됐다. 팔꿈치 뼛조각이 움직여 신경을 건드리면서 통증이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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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일단 월요일 검사를 받고 본인이 움직여 본 다음에 결정할 문제다. 예전부터 같은 증상이 있었다고 하더라. 본인이 관리에 대한 노하우가 있을 것”이라며 “열흘 후에 돌아오면 다행이다. 안 좋아지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좌완 이현호나 우완 김수완이 대체 선발 1순위 후보. 현재 추격조와 롱릴리프 역할을 맡고 있는 이현호가 선발로 이동하면 그에 따른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1군에 합류한 김수완, 사이드암 양훈, 우완 김명성이 후보군이다.
우완 셋업맨 김강률도 2일 수비 도중 왼 발목에 통증을 느껴 엔트리서 제외됐다. 연이틀 터진 악재. 아킬레스건 손상이 있는 상태로 파열도 우려된다. 두산 관계자는 “아킬레스건에 손상이 발견됐다. 4일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손상이 몇 %정도냐에 따라서 치료 방향이나 병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김강률의 부상 정도 역시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파열일 경우 최소 6개월 이상의 재활기간이 필요한 부상. 손상의 정도가 적다고 하더라도 당분간 실전 공백은 불가피하다. 3일 김 감독 또한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발목을 삔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일어서지 못하길래 불길한 마음이 들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김강률을 내심 마무리로도 기용할 계획이 있었던 김 감독이었다. 기존 마무리 투수 윤명준이 흔들리면서 5월부터 집단 마무리 체제를 계획했는데 일단 첫 스텝은 틀어졌다. 김 감독은 “이제 결국 뒤쪽은 이재우, 함덕주, 윤명준, 노경은으로 구성해서 간다”고 알렸다.
장기적으로는 노경은이 바톤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김 감독의 내심도 노경은에 쏠려있다.
베어스다운 야구,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이 고비를 넘긴다는 것이 김 감독의 일성이다. 선발 1명과 필승조 1명이 이탈했지만 올해 최다 역전승(9승)을 일궈내 뚝심으로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것. 김 감독은 “우리팀이 불펜이 흔들린 부분은 있지만 또 뒤집는 저력이 있기 때문에 상대팀들이 껄끄러워한다”면서 “분위기만 더 이상 안쳐지게 하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감독부터 자신감 있
주축 선수들도 각오를 다지고 있다. 유희관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한다. 열심히 한 선수들이 아프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고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나 손해일 수밖에 없다. 결국 남은 선수들이 그 몫을 메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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