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시즌 초반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양상문 LG 감독이 준비했던 ‘플랜A’가 모두 틀어졌다.
LG가 충격의 7연패를 당했다. 13승18패로 승패차 –5까지 찍으며 9위로 추락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돌파구를 빨리 찾지 못하면 위기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본격적인 ‘양상문 체제’로 돌아선 LG는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굴하며 스프링캠프를 뜨겁게 달궜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는 베테랑과 젊은 피의 조화로 우승을 바라봤다.
↑ 지난 6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LG 양상문 감독이 9회초 공격에서 눈을 감은 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류제국과 우규민의 공백으로 선발진 불안은 예고됐다. 다행히 임지섭, 임정우, 장진용이 기대 이상으로 잘 막아냈다. LG가 기대했던 투수는 좌완 임지섭. 그러나 임지섭보다 오히려 임정우와 장진용이 마운드를 효과적으로 지켜냈다.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은 실망스럽다. 루카스는 양 감독이 소사보다 더 기대했던 기교파 투수였다. 그러나 루카스는 불안정한 제구로 7경기 2승4패 평균자책점 7.60으로 부진했다. 우규민도 4월초 합류를 예상했지만, 부상 재발로 5월 중순으로 밀어진 상태다.
마무리 투수 봉중근도 기대 이하였다. 양 감독은 봉중근의 구위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예상했으나, 더 심각했다. 봉중근은 11경기에 등판해 3세이브(2패)밖에 챙기지 못하고 평균자책점 14.85를 기록했다.
결국 선발과 중간, 마무리 투수가 뒤죽박죽 엉켰다. LG는 최근 잠실 두산 2연전에서 5회 불펜이 무너지면서 완패했다. 양 감독은 “불펜이 지쳤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선발 투수들이 이닝이터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불펜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LG 타선의 극심한 침체도 예상 시나리오에 없었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은 종적을 감췄고, 대안으로 평가받던 시범경기 기대주 최승준은 시즌 초반 일찌감치 2군으로 내려갔다. 리드오프 오지환도 시즌 초반 반짝 활약 뒤 내리막길을 탔다. 믿었던 베테랑들도 정성훈을 제외하고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득점력 추락의 원인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4번 타자 이병규(7번)의 부진. 양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이병규를 붙박이 4번 타자로 못 박았다. 그만큼 강한 믿음과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 양 감독의 대쪽 같던 기다림도 5월을 넘기지 못했다.
이병규는 지난 6일 두산전서 시즌 처음으로 4번이 아닌 2번으로 나섰다. 양 감독은 “당분간 이병규를 2번 타순에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조차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병규는 2번으로 나서 볼넷 1개를 얻어냈으나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양 감독의 플랜A는 실패로 끝났다. 이제 플랜B를 꺼내야 할 때다. 이번 주말 수원 kt전 류제국이 복귀하고, 우규민이 다음 주 복귀 예정이다. 한나한도 다음주부터 2군 경기에 나서면서 1군 합류 가능성을 높인다.
과연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지금 상태로는 LG의 플랜B도 시원한 해결책처럼 보이지 않는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