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프로통산 49전 49승으로 은퇴하려는 플로이드 메이웨더(38·미국)의 마지막 상대로 직전 경기에서 이겼던 매니 파키아오(37·필리핀)를 포함한 5명이 거론되고 있다.
역시 가장 화제가 될만한 은퇴 경기는 파키아오와의 2차전이다. 메이웨더는 지난 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67kg) 통합 타이틀전에서 파키아오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WBC·WBA 챔피언 메이웨더가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파키아오의 WBO 벨트를 뺐었다.
그러나 파키아오가 대결 준비 과정에서 어깨를 다친 것이 경기가 끝나고 공개되어 석연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회선건판 파열로 수술한 파키아오는 회복에 최소 9개월이 필요하다. 지난 6일부터 파키아오와 매니저, 소속사 ‘톱 랭크’는 부상을 숨겼다는 이유로 여러 집단 소송에 직면했다.
↑ 메이웨더가 웰터급 통합타이틀전 승리 후 획득한 벨트에 둘러싸여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미국 라스베이거스)=AFPBBNews=News1 |
↑ 파키아오(오른쪽)가 메이웨더와의 웰터급 통합타이틀전 라운드 간 휴식기간에 수분을 보충하면서 명트레이너 프레디 로치(왼쪽)의 지시를 듣고 있다. 사진(미국 라스베이거스)=AFPBBNews=News1 |
메이웨더는 미국 유료채널 ‘쇼타임’과의 계약이 1경기 남아있다. 은퇴 경기는 오는 9월로 예정되어 있다. 파키아오와의 2차전은 이러한 일정표를 2016년으로 수정하고도 남을 상업적인 가치가 있다. 그러나 1년을 기다려도 파키아오가 100% 회복한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 부담이다.
파키아오의 프로전적은 57승 2무 6패다. 메이웨더보다 1살 어리지만, 경기는 1.35배나 많이 치렀다. 그동안 소모된 신체와 30대 후반의 나이는 부상이 완전히 치료된다고 해도 상태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로 충분하다. ‘100% 파키아오’가 아니라면 메이웨더는 승패와 상관없이 2차전이 끝나고도 논란에 휩싸일 것이다.
때문에 파키아오가 아닌 선수와 은퇴전을 치르는 것도 검토된다. WBA 웰터급 챔피언 키스 서먼(27·미국)과 전 WBC 웰터급 챔피언 티머시 브래들리(32·미국), 국제복싱연맹(IBF) 웰터급 챔피언 켈 브룩(29·영국)과 WBC 웰터급 잠정챔피언 아미르 칸(29·영국) 등이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 서먼(가운데)이 WBA 통합타이틀전에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검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미국 라스베이거스)=AFPBBNews=News1 |
↑ 브래들리가 파키아오와의 WBO 타이틀전 승리 후 벨트를 감고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미국 라스베이거스)=AFPBBNews=News1 |
↑ 브룩이 IBF 챔피언에 등극한 후 벨트 착용 및 영국 국기를 걸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미국 카슨)=AFPBBNews=News1 |
↑ 칸이 WBC 잠정챔피언 벨트를 들고 기자회견에서 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AFPBBNews=News1 |
서먼은 잠정챔피언까지 포함하면 타이틀 4차 방어에 성공했다. 26전 25승 1무효라는 프로전적도 메이웨더와 ‘무패 대결’로 포장하기 좋은 요소다. 같은 WBA 챔피언끼리 실력으로 우열을 가린다는 명분도 있다. 메이웨더가 WBA ‘슈퍼’ 챔피언으로 서먼보다 1단계 높은 벨트를 갖고 있다.
브래들리는 파키아오와 1승 1패라는 과거가 가장 큰 무기다. 파키아오와 무려 4차례 싸워 1승 1무 2패를 기록한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42·멕시코)도 이긴 바 있다. 물론 메이웨더는 파키아오·마르케스를 모두 이겼으나 둘을 상대로 2승 1패인 브래들리의 업적은 충분히 내세울 만하다. 다만 최근 1무 1패로 부진한 것이 흠이다.
브룩은 메이웨더-파키아오 통합타이틀전에서 소외된 IBF 챔피언이다. 메이웨더는 2006년 4월 8일 잽 주다(39·미국)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IBF 타이틀전이다. 프로통산 34전 전승의 브룩과 은퇴 경기로 IBF 챔피언에 도전하는 것도 좋은 그림이다.
칸은 파키아오의 스파링 상대였던 인연을 ‘대리 복수전’으로 포장할 수 있다. WBC 잠정챔피언으로 1단계 높은 WBC 챔피언 메이웨더에 도전하는 형태가 된다.
4명 중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서먼이다. 서먼은 지난 3월 7일 WBA 통합타이틀전 승리로 잠정챔피언 딱지를 뗀 이후 다음 일정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다. 칸은 5월 29일, 브룩은 5월 30일, 브래들리는 6월 27일 경기가 잡혀있다. 칸·브룩·브래들리는 당면한 대결부터 승리해야 메이웨더전을 꿈꿀 수
메이웨더가 은퇴경기마저 승리하면 전설적인 복서 故 로키 마르시아노(미국)처럼 49전 49승으로 프로경력을 마치게 된다. 향년 45세로 1969년 8월 31일 사망한 로키는 현역시절 헤비급(+91kg) 세계챔피언 6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세계최대 복싱전적기록사이트 ‘복스렉’은 헤비급 역대 5위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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