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목동) 이상철 기자] “오늘은 타격전 양상이 될 것이다. 그래서 상당히 공격적인 타순을 짰다.(넥센 염경엽 감독)” “무조건 총력전이다.(KIA 김기태 감독)”
10일 목동 KIA-넥센전마저 ‘혈투’였다. 그리고 선취점을 땄다고 안심할 수 없었다. 3일 연속 뒤집고 뒤집으면서 마음을 놓을 수 없던 승부가 펼쳐졌다.
다른 게 있다면, 두 팀 감독의 의지대로 더욱 많은 점수(9점→12점→14점)가 터졌다는 것. 홈런 폭죽만 5번. 그리고 승자가 바뀌었다. 역전과 재역전 속에 KIA가 넥센을 이겼다. 상대 전적 11연패 사슬을 끊었다.
↑ KIA는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7회 이범호의 역전 만루홈런에 힘입어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사진(서울 목동)=김재현 기자 |
예상 외로 3회까지는 투수전 양상. 0의 행진이었다. 하지만 예열 단계였다. 진짜 불꽃이 튀기기 시작한 건 4회부터였다.
KIA는 넥센의 실책 2개를 묶어 만든 찬스에서 이범호의 2루타와 오준혁의 행운 안타로 2점을 뽑았다. 이틀 연속 선취점.
그러나 전날 1회 4득점에도 역전패를 했던 KIA였다. 그런 KIA만 만나면 손바닥 뒤집듯, 탁월한 뒤집기 실력을 발휘했던 넥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넥센은 4회에만 홈런 3방을 펑펑 날리며 험버를 KO시켰다. 2점 홈런만 3개를 한 번에 몰아쳤으니 지난 8일 홈런 4개(2점 1개-1점 3개)보다 더 아팠다.
이때까지만 해도 경기는 ‘또 다시’ 넥센의 역전승 시나리오로 끝나는가 싶었다. KIA가 6회 1점을 만회했으나 마지막 반격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기존 공식은 뒤집혔다. ‘뻔한’ 넥센의 역전승이 아니었다. ‘원기옥’처럼 온힘을 모은 KIA의 ‘진짜’ 반격은 ‘기막힌’ 반전을 이뤘다. 소총부대에도 대포를 갖췄던 것.
클라이맥스는 7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차려놓은 ‘만루’ 밥상에 등장한 건 ‘만루홈런의 사나이’ 이범호. 그는 별명에 걸맞게 기적 같은 만루홈런(개인 통산 최다 타이)을 날렸다. 승부의 추는 뒤집혔다. 여기에 올해 들어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가 된 이홍구의 홈런까지 터졌다. 넥센전 첫 승을 알리는 잇단 축포였다.
뒤집기가 특기인 넥센이나 이 연속 두 방은 타격이 컸다. 진짜 난타전이었던 후반에는 힘을 못 썼다. 이후 삼자 범퇴 퍼레이드.
↑ 넥센은 10일 목동 KIA전에서 4회에만 2점 홈런 3개를 쳤다. 하지만 난타전의 클라이맥스는 전반이 아닌 후반이었다. 사진(서울 목동)=김재현 기자 |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