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10일 목동 KIA-넥센전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7회 터진 이범호의 역전 만루 홈런이었다. 하지만 또 하나의 강렬한 임팩트를 준 건 KIA 불펜의 환상 연투였다. 그리고 그 마지막을 장식한 건 윤석민의 ‘K-K-K’였다.
윤석민이 시즌 6번째 세이브를 올렸던 날은 어느 등판보다 강렬했다. 서동욱, 임병욱, 문우람을 상대로 공 16개로 깔끔히 끝냈다. 윤석민이 국내 복귀 이후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은 건 처음이었다. 1경기 탈삼진 3개도 시즌 1호.
KIA가 11-6으로 크게 앞선 상황이었다고 하나, 1달 전과는 달랐다. 윤석민은 지난달 12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5점 차 리드 속에 마운드를 올랐다. 결과는 박한이에게 3점 홈런을 맞았다. 팀 승리(KIA 9-7 승)를 끝내 지켰지만 윤석민은 웃기 어려웠다.
↑ 윤석민은 5월 들어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일 NC전을 제외한 3경기에서는 완벽하게 뒷문을 걸어잠갔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KIA가 기대했던 ‘마무리’로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5월 평균자책점은 4.91로 3~4월(4.20)보다 높다. 그러나 지난 6일 마산 NC전(⅔이닝 2실점) 탓에 크게 치솟았다. 당시 3-1로 리드했으나 1사 1,3루의 위기는 부담스러웠다. 또한,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그 외 3경기에서는 사구 1개만 내준 채 7탈삼진 속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아주 깔끔했다.
호투만큼 눈에 띄는 또 한 가지는 윤석민의 ‘투구 이닝’이다. 8회 가장 큰 위기가 닥친 NC전은 제외. 다른 3경기에서 윤석민이 책임진 건 모두 1이닝이었다. 9회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켰다.
흥미롭게 윤석민은 올해 1이닝 투구 시 상당히 안정됐다. 3점 홈런을 허용했던 삼성전을 빼고 모두 무실점이었다. 9회 등판 시 특히 힘을 냈다는 것이다. KIA가 리드한 가운데 윤석민이 9회 등판했을 때 역전패는 없었다. 그 삼성전만이 유일한 흠이었다.
‘9회’의 윤석민이 더 효율적이고 위력적이었다는 것. 일종의 공식화가 되는 셈이다. 그 밑바탕에는 KIA의 허리가 튼튼해진 것도 있다. 시즌 초반 유난히 윤석민의 8회 출격이 많았는데, 고비가 잦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임준혁, 한승혁,
윤석민의 평균자책점은 4.34이다. 그가 등판할 때마다 조바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때도 있었다. ‘정상’ 구위는 아니었기에. 그러나 등판 횟수가 늘어나고 이닝 부담이 줄면서 윤석민은 기대 했던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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