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승률 5할의 공동 7위끼리 맞대결이었다. 위아래의 갈림길에서 만났으니 얄궂다.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서로를 밟아야만 가능했다. 롯데와 KIA 모두 이번 3연전의 중요성을 잘 알았다.
“5할 승률을 지키겠다.”(이종운 롯데 감독) “중요한 경기인데 잘 해보겠다.” (김기태 KIA 감독) 두 팀 감독도 경기 전 조심스러우면서도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중요한 3연전의 첫 판을 꼭 잡아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KIA와 롯데의 만남은 시즌 두 번째다.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광주에서 먼저 격돌했다. 결과는 KIA의 2승 1패 우세. 그러나 매 경기 1점 차의 접전으로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심지어 3번째 경기에서는 9회 4점 차 열세를 뒤집는 반전 드라마가 펼쳐지기도 했다.
그 피 말리는 승부는 장소를 부산으로 옮겨서도 계속됐다. 중반까지 앞서도 큰 의미가 없었다. 추격전은 매서웠으며, 9회까지 숨 막히는 승부가 이어졌다.
광주시리즈는 KIA의 추격 편이었다. 롯데가 앞서가면 KIA가 뒤를 쫓는 양상이었다. 부산시리즈는 정반대였다. 쫓아가는 역할은 롯데였다.
총력전이었다. 그리고 불타는 투지만큼 팽팽한 싸움이 벌어졌다. 4회까지 시소는 좀처럼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았다. 브룩스 레일리(롯데)와 조쉬 스틴슨(KIA)의 호투 속에 두 팀 타선은 약속이나 한 듯 침묵했다.
0의 균형을 깬 건 KIA였다. 5회 브렛 필은 ‘노히트’의 레일리를 상대로 1점 홈런을 터뜨려 선취점을 뽑았다. 이 한방에 레일리는 휘청거렸다. 이범호의 2루타에 이어 나지완의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김다원을 병살로 유도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으나 추가 실점. 6회에도 또 다시 홈런(김민우)를 맞으며 홈런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5월 등판한 4경기서 7번째 피홈런.
하지만 그때부터 롯데의 반격이 펼쳐졌다. 스틴슨이 7회 마운드를 내려간 뒤 KIA 불펜을 무너뜨렸다. 1달 전 KIA가 롯데 불펜을 흔들었던 것과 유사했다. 롯데는 7회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묶어 KIA의 핵심 불펜 한승혁 공략에 성공했다. 3-3 동점.
롯데와 KIA의 대결에서 빠질 수 없는 ‘소스’는 홈런이었다. 그 홈런은 롯데와 KIA의 시즌 4번째 맞대결에서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홈런은 KIA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롯데는 8회 2사 1,2루서 짐 아두치가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4월 2
역시 결정적인 순간에는 소총보다는 대포가 위력이 셌다. 롯데로선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고, 1달 전 당한 걸 되갚아줬다. 상대 전적 2승 2패. 하지만 두 팀의 승률 5할은 깨졌다. 일단 위로 올라간 건 롯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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