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 프로야구에서 리빌딩 작업은 어렵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가장 이상적이다. LG 트윈스는 그 갈림길에 서 있다.
LG의 잔인한 5월은 끝을 모른다. 투·타 최악의 부진이 계속된 가운데 부상 선수들마저 속출하고 있다. 대부분이 팀의 핵심 선수들인 베테랑 야수들이다.
팀 내 최고참 이병규(9번·허벅지)를 시작으로 손주인(손등) 정성훈(발목) 박용택(허리) 이진영(햄스트링)이 차례로 부상을 당했다. 이병규와 손주인은 사실상 전반기 아웃. 정성훈과 박용택은 부상 정도가 경미해 다음 주 복귀가 가능해 불행 중 다행이다. 이진영은 정밀검사를 받고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 LG 트윈스가 부상에 시달린다.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베테랑 선수들이 부상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
이미 LG는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의 사직 3연전에서 젊은 선수들로 엔트리를 꾸렸다. 결과는 극과 극이었다.
이번 시리즈 1차전은 LG가 모처럼 21안타를 기록하며 20-12로 대승을 거두는데 영맨들의 역할이 컸다. 양상문 감독도 “점수를 떠나 생동감 있는 경기를 했다”고 만족했다.
그러나 2, 3차전은 참담했다. 롯데에 철저히 힘에서 밀렸다. 마운드가 무너졌고, 타선도 따라가기 버거웠다. 특히 경험 없는 선수들이 많은 내·외야 수비는 불안했다. 롯데 타선의 화력에 우왕좌왕 대처를 하지 못하고 어수선했다. 2경기 모두 완패였다.
LG는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시도했다. 유망주들을 대거 합류시켰다. 성과도 좋았다. 그러나 시즌 개막 전까지였다.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으로 믿었던 베테랑 선수들이 제 몫을 못했다. 기대주들도 기대 이하의 부진을 겪었다. 꼬인 실타래가 풀리지 않으며 성적은 9위로 추락했다.
반등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시기에 최악의 위기는 한계치를 넘어 심화되고 있다. 베테랑 야수들의 컨디션이 올라가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부상 악재는 안타깝다. 당분간은 젊은 선수들이 해줄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는 어쩌면 엄청난 기회다.
양 감독은 올 시즌부터 리빌딩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롯데 감독 시절 리빌딩을 경험했다. 전반기 성적에 답이 나오지 않으면 본격적인 리빌딩 작업에 착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양 감독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영맨들의 활약은 베테랑들이 많은 LG에서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또 미래를 위한 투자다.
LG는 26일부터 잠실 6연전을 치른다. kt 위즈에 이어 삼성 라이온즈를 홈으로 부른다. kt전은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가늠할 수 있는 최상의 맞상대다. 선발 로테이션도 헨리 소사-우규민-루카스 하렐로 든든하다. 이어 만나는 삼성전에서는 또 다른 평가의 기준이
양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팀이 변화할 수도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어떤 마음을 갖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양 감독이 지켜볼 시간은 일주일에서 열흘.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꾸준한 활약을 할 수 있느냐에 강제 세대교체가 자연스러운 리빌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열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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