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내게는 어쩌면 이게 다시 오지 않을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뛰겠다.”
백상원(27)은 아직 미완(未完)의 선수다. 하지만 대기(大器)가 될만한 자질은 충분하다는 것이 내부의 평가. 경북고와 단국대를 거쳐 2010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28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우투좌타 내야수 백상원은 이듬해 바로 상무에 입단했다. 이후 삼성에 복귀했지만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통산 44경기에 주로 백업으로 나서 타율 2할2푼5리에 4타점을 기록한 것이 기록의 전부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최근 2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채태인이 허벅지 통증으로 결장한 사이에 기회를 얻어 인상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 삼성 내야진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백상원.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절박하지 않은 선수가 누가 있을까. 하지만 아직 껍질을 깨지 못한 백상원의 각오는 조금 더 절실했다. 28일 경기 전 만난 백상원은 “최근 2군에서 계속 밤까지 특타를 했다. 그래서 1군에 올라와서 멀티히트를 친 것 같다”고 했다.
개막 이후 백업 멤버로 합류해 간간이 대타와 대수비로 나섰지만 안타를 때리지 못하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기에 더욱 간절했던 기회였다. 백상원은 “팀으로는 (박)석민이 형이 없는 것이 손해지만 내게는 어찌 보면 이것이 기회일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우연찮게 온 이 기회를 잘 살리자는 마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고 했다.
아마 시절 타격 능력만큼은 손꼽히는 재능으로 인정받았던 백상원이었다. 올해도 캠프서 맹타를 휘두른데 이어 시범경기서도 12경기에 나가 타율 3할1푼3리로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두터운 삼성의 선수진에 가로막혀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제한적인 기회이긴 했지만 시즌 초반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고 날려 버린 것이 마냥 아쉽기도 했다. 백상원은 “계속 교체로 나오면서 안타를 때리지 못하니 답답하고 조급했다. 그런데 2군에 가서 경기를 많이 출전하니까 다시 타격감이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차분하게 1군 승격을 준비했다. 퓨처스 경기를 치르고 특타와 훈련을 모두 마치면 1군 경기를 지켜본다. 각 팀 투수들의 버릇과 구질들을 지켜보며 1군 타석에 들어서는 자신의 모습을 시뮬레이션해보기도 했다.
특히 수비력은 더욱 갈고닦으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백상원은 “현재 선수단에서 결국 수비를 잘해야 뛸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포지션을 소화하려고 한다”면서 “아마시절에는 주로 2루수를 봤고 상무에서는 2년간 유격수로 뛰었다. 3루수나 1루수도 문제 없다. 내야는 어느 포지션을 맡아도 자신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삼성에 입단한 이후, 그리고 복귀 이후에는 줄곧 2루수를 맡고 있지만 1군 선수단에서는 결국 여러 포지션에서 뛰어야 되는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백상원이다.
이제 시작이며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이 간절한 그다. 백상원은 “전날(27일) 파울 홈런은 너무 아까워서 정말 밤에 잠이 안오더라. 어찌 보면 이게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며 “결국 (박)석민이 형이 복귀하면 나는 다시 백업이 되겠지만 지금 주어진 이 순간의 기
요즘 류중일 삼성 감독의 최대 고민은 바로 내야 백업. 백상원이 스스로의 각오대로 1군에서 인상적으로 성장한다면 류 감독의 그 고민도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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