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잘 던졌다. 그런데 찝찝하다.
LG 트윈스 선발투수 류제국(32)이 또 홈런에 울었다. 한 경기 4피홈런 악몽에 이어 다시 3피홈런을 허용했다. 홈런 기록만 삭제하면 완벽에 가까운 호투. 그러나 류제국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웃지 못했다.
류제국은 지난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⅓이닝 9실점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프로 데뷔 이후 한 경기 4개의 홈런을 허용한 류제국은 고개를 숙였다. 류제국은 “내가 못 던진 건 못 던진 거다”라고 인정했다.
↑ 29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에도 홈런을 허용하며 실점을 한 LG 선발 류제국이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그러나 거포가 넘치는 삼성전에서 피해야 할 것은 피홈런이었다. 류제국은 홈런만 3개를 얻어맞았다. 최형우와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144㎞ 속구를 던져 각각 2회와 3회 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5회에도 김상수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홈런으로만 3실점. 뼈아팠다.
류제국의 홈런 기록만 삭제해 보자.
1회 삼자범퇴, 2~3회 홈런 두 방 사이 5타자 연속 범타 처리, 4회 1사 1, 3루 위기서 이승엽의 병살, 5회 2사 홈런 뒤 나바로 삼진, 6~7회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났고 6개의 삼진을 잡는 공도 예리했다.
문제는 하나였다. 류제국은 2013년 20경기에 11피홈런, 2014년 27경기서 13피홈런을 기록했다. 피홈런이 적은 투수는 아니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는 4경기 만에 벌써 피홈런을 8개나 기록했다. 잘 던지고도 한 방을 맞으니 답답할 노릇.
양상문 LG 감독은 롯데전 이후 류제국에 대한 진단을 이렇게 내렸다. “구위는 나쁘지 않다. 변화구가 타자 앞으로 더 들어와 떨어져야 하는데 너무 일찍 떨어진 것이 문제인 것 같다. 가운데 몰린 공은 힘 있는 타자에게 위험하다. 더 정교한 제구
이날 류제국은 속구 2개, 체인지업 1개를 던져 홈런 3개를 맞았다. 최형우와 나바로는 시즌 17호 홈런을 때려낸 홈런 공동 선두 타자들이다.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상수에게 맞은 구속 127㎞ 변화구 홈런은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 한다. 류제국은 팀이 1-4로 완패하며 시즌 3패(1승)째를 당했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