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트레이드 후 어느덧 한 달. 조범현 감독이 “kt의 10년을 책임질 포수”라고 극찬했던 장성우(25)는 그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면서 팀에서 커다란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한 달이었지만 장성우는 kt 위즈라는 팀에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공·수 양면에서 핵심 자리에 위치한 장성우. 그만큼 팀 내서 그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장성우는 지난달 2일 밤 트레이드 후 바로 다음날 경기부터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책임졌다. 정신도 없는 상태서 첫 경기부터 호흡을 맞춰야 했던 선발투수는 고졸 신인 엄상백. 경기 전 “엄상백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사인도 이제 맞춰봐야 한다”던 장성우는 이제 조금 다른 답변을 내놓을 수도 있게 됐다. “상백이는 첫 룸메이트여서 빨리 친해졌다. 다른 투수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 신생팀 kt 위즈의 든든한 안방마님으로 거듭나고 있는 장성우. 사진=천정환 기자 |
소통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여기 있는 투수들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으니까 (이전보다) 대화를 좀 많이 하는 편”이라며 “투수에게 항상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볼이나 가장 잘 들어가는 볼을 물어보고 투수가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는 볼로 리드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다른 팀과는 사정이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 신생팀 kt다. ‘kt 안방마님’으로서 달라진 점은 없을까. 이에 대해 장성우는 “원래 성향에 변화를 준 건 없다”면서 “다만 이전 팀에서는 워낙 고참들도 많고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그런 게 좀 부족하니까 내가 이끌고 가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라고 답한다.
철벽같이 굳건한 주전포수 강민호가 있는 롯데를 떠나 그를 절실히 필요로 했던 팀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팀에게나 그에게나 모두 행운이다. 특히 포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조범현 감독을 만난 것도 그의 야구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장성우 역시 조 감독의 가르침을 마음으로 담아내는 중이다. 장성우는 “경기 중에 계속 감독님께서도 좋은 말씀들을 해주신다. 오늘 같은 경우에는 ‘포수는 어떤 상황이라도 포커페이스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해주셨다”면서 깊이 새기고 있는 모습.
어린 투수들이 대부분인 팀이라는 상황도 ‘포수 장성우’의 성장을 돕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장성우 역시 이 부분에 대해 크게 공감한다. “훨씬 공부가 많이 된다. 감독님도 말씀하시는데, 잘 던지는 투수는 어느 포수가 앉아도 잘 던진다. 그런데 조금 약한 투수가 나왔을 때는 잘 이끌어갈 줄 알아야 된다고.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공부를 많이 하고 있다.”
장성
지금 우리는 그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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