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87.1야드다. 이 정도는 쳐줘야 남들에게 ‘거리 짧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그럼 장타자의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
장타자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존 댈리(미국)다. 댈리는 1991년부터 2002년까지 12년 동안 단 한 번을 제외하고 PGA 장타왕을 놓친 적이 없다. 하지만 댈리도 초반에는 평균 300야드 이상을 때리지 못했다. 댈리가 300야드 이상을 치기 시작한 해는 1999년이다. 그 후 2002년까지 4년간 300야드 이상을 친 선수는 댈리가 유일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장타 경쟁이라도 하듯 평균 300야드를 치는 장타자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2003년 9명으로 껑충 뛰더니 2004년 14명, 2005년 26명 등 해마다 꾸준히 늘었다. 이후 그 숫자가 들쭉날쭉 하지만 현재 ‘장타 친다’고 큰소리 좀 내려면 300야드 쯤은 보내야 한다. ‘300야드 클럽’ 가입 여부가 장타자의 조건이 된 것이다.
‘300야드 클럽’ 선수가 가장 많은 무대는 PGA 2부투어인 웹닷컴투어다. 올해 웹닷컴투어에서 평균 300야드 이상을 날리고 있는 선수는 무려 69명이나 된다. 310야드 이상을 보내는 선수도 24명이나 되고, 320야드 보다 더 멀리 치고 있는 ‘괴물’들도 5명이나 된다.
패트릭 로저스가 334.5야드로 1위이고 휴고 레온(328.8야드), 케빈 트웨이(327.1야드), 커티스 톰슨(321.5야드), 웨스 로치(320.3야드) 등 이름도 낯선 선수들이 ‘장타 5인방’을 형성하고 있다. PGA 2부투어에서 뛰고 있는 ‘코리안 장타자’들도 3명이나 된다. 강성훈이 310.0야드를 날려 24위에 올라 있고 김시우 54위(303.9야드),이동환 68위(300.4야드)다.
이에 반해 PGA투어 ‘300야드 클럽’ 선수는 현재 18명 뿐이다. 더스틴 존슨이 316.7야드로 유일하게 310야드 이상을 날리면서 1위에 올라 있고 토니 피노(307.3야드), 버바 왓슨(306.9야드), 제이슨 데이(306.5야드) 등이 장타자로 이름 날리고 있다.
유럽프로골프투어 ‘300야드 클럽’ 숫자도 PGA투어와 같은 18명이다.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312.6야드로 1위를 달리고 있고 페드로 오리올(310.0야드)이 2위에 올라 있다. 얼마 전 유럽프로골프투어의 메이저 대회인 BMW PGA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선 안병훈도 평균 303.3야드(12위)를 날려 당당히 ‘300야드 클럽’에 가입돼 있다.
재미 있는 것은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가 PGA투어에서는 305.5야드로 8위에 올라 있지만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는 298.2야드로 ‘300야드 클럽’에 가입하지 못하고 22위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웹닷컴투어 장타 1위 로저스도 PGA투어에서는 306.3야드로 6위에 불과하다. 무대에 따라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가 꽤 차이가 나는 셈이다.
웹닷컴투어에 장타자들이 몰려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젊고 거칠 것 없는 ‘영 파워’들이 마음껏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러프 세팅이 쉽고 상금이 적어 아무래도 티샷에 대한 긴
현재 국내 남자골프 무대에서도 8명이 평균 300야드 이상을 치고 있다. 하지만 GS칼텍스 매경오픈을 포함해 3개 대회 밖에 치르지 않아 대회가 진행될 수록 이 숫자는 점점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과 일본에서 300야드 이상을 날린 선수는 한명도 없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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