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니시노미야) 강윤지 기자] “제가 잘 못하고 있으니까요. 전체적으로 제구가 문제인 것 같아요.”
미국에서 유턴해 일본에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대은(26·지바롯데)이 제구 난조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0km 이상의 속구를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이대은이지만 정교한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제구력 없이는 속구의 위력이 반감된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있다.
이대은은 지난 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동안 4실점한 뒤 조기강판 됐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이대은은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공이 원하는 존으로 들어가지 않고 대부분 높게 형성돼 상대 타선과의 승부에 어려움을 겪었고, 매 이닝 실점을 허용하며 결국 3회만에 조기강판됐다. 평균자책점은 5.03으로 5점대까지 오르고 말았다.
↑ 지바롯데 이대은이 지난 3일 한신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만에 조기강판됐다. 사진(日 니시노미야)=곽혜미 기자 |
하지만 한 경기 만에 제구가 쉽게 좋아질 리 없었다. 제구가 불안하니 일본 타자들의 노림수도 더 잘 먹혀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이대은이 1회 허용한 선제 투런홈런은 상대 타자가 154km의 속구를 제대로 노려 친 결과였다. 제구력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속구의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대은을 수년간 지도한 인연이 있는 임호균 본 지 칼럼니스트는 “이대은은 늘 150km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는 투수다. 완투 능력도 가지고 있고 내적인 파워, 유연성을 갖춘 선수”라며 “하지만 변화구 구사 능력을 봤을 때는 5~6가지의 많은 종류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아니고 그것을 원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이어 “현재 너클커브, 슬라이더, 투심, 서클체인지업 등 3~4가지 구종의 변화구를 가지고 있고, 100개의 공을 던져도 150km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로서 선발투수로의 자격 요건은 갖추고 있다. 제구력만 뒷받침이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투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임
임 위원은 “현재 단점은 제구력이 형성되지 않아 볼이 가운데로 몰리는 것이다. 그래서 좌/우타자 모두 대은이의 공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chqkqk@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