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기막히다. 뽑기의 달인일까. 미다스의 손이 따로 없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손을 거치면, 놀랍게도 높은 적중 확률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이후 그가 불렀던 이들은 하나같이 쏙쏙 튀었다.
UAE전은 닷새 뒤 미얀마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대비하는 경기지만, 새 얼굴을 발굴하는 장이기도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새로 발탁한 선수들을 적극 활용했다. 그리고 이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개월 전부터 번뜩였던 이재성(전북)은 물론, 염기훈(수원),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정우영(빗셀 고베), 정동호(울산)는 45분에서 90분 동안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
염기훈과 이용재는 각각 50번째와 1번째 경기에서 나란히 골 맛을 봤다.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했다. 논란의 두 주인공이었다. 안 뽑으면 논란이 될 염기훈이었고, 뽑았어도 의아했던 이용재였다.
↑ 이재성은 슈틸리케호의 베스트11을 뒤흔들 존재로 떠올랐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용재는 이정협의 길을 걸었다. 골로 말했다. 62분 동안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줬다. 전방에서 위협적인 몸놀림을 펼치더니 후반 15분 수비수 2명 사이에서 파워 넘치는 플레이 속에 추가골을 넣었다. A매치 데뷔 무대에서 데뷔 골을 터뜨리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웠다.
골은 없었으나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친 건 이재성이었다. 지난 3월 31일 뉴질랜드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던 이재성은 이날도 번뜩이고 재치있는 플레이로 창의성을 불어넣어줬다. 자신있는 드리블 돌파로 UAE 수비를 흔들었으며, 전반 27분에는 집중력 있는 플레이로 골키퍼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교체 투입된 후반 이후에도 오른쪽 측면을 책임지며 공존 가능성도 보였다.
정우영과 정동호도 도드라지진 않았으나 묵묵히 제 몫을 다했다.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대안으로 조타수 역할을 맡은 정우영은 전반 내내 매끄러운 패스 공급을 했다. 후반에는 수비에 좀 더 치우치며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오마르 압둘라흐만(알 아인)이 버티는 UAE와 중원 싸움에서 우세를 점할 수 있었던 건 정우영과 한국영(카타르SC)
정동호 또한 오른쪽 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이정협(상주)의 쐐기골을 도왔다.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차두리(서울)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주인 없는 오른쪽 수비의 또 다른 대안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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