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안준철 기자] “제가 어떻게 (이)승엽이 형을 뛰어넘겠습니까.”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과의 비교를 거부하는 자는 바로 ‘빅보이’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대호는 “승엽이형과의 비교 자체가 영광”이라며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봤을 때 이대호는 일본에 진출했던 타자들 중 가장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있는 것은 분명했다. 5월 퍼시픽리그 MVP를 수상하는 등 절정의 감을 이어가고 있는 이대호는 11일까지 1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며 타율 3할3푼8리, 16홈런, 4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소프트뱅크 타선을 이끌고 있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지표에서 이대호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타율은 리그 4위, 홈런은 리그 공동 3위, 타점은 리그 4위이며 6할3푼3리의 장타율은 리그 1위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계인 OPS는 1.048이다.
2012년 일본 진출 첫 해 퍼시픽리그 타점왕(92개)에 오른 이후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대호는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찍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올 시즌 목표인 30홈런도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에 진출한 타자 중 가장 성공한 이승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예상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승엽은 일본 3년차이자, 요미우리 입단 첫해였던 2006년 타율 3할2푼3리, OPS 1.003, 그리고 41홈런과 108타점을 기록하며 타율과 홈런 모두에서 리그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겸손했다. 그는 “승엽이 형과의 비교 자체는 영광이다. 내가 승엽이 형 수준에 오르려면 아직 멀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승엽이 형이 오래 야구를 하셨으면 좋겠다. 위대한 기록을 많이 세우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기록보다는 팀 승리에 초점을 맞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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