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마운드 `육성 프로젝트`, 정대현은 응답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신생팀으로 첫 해를 보내고 있는 kt 위즈의 올 시즌 방향은 확실하다. 야수는 외부 수혈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고, 투수는 내부 육성으로 팀을 다져가는 것이다.
kt는 지난 4월말부터 트레이드, 외국인 타자 2인 체제 등으로 경험 있고 선수들을 모았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적극적으로 ‘외부 수혈’을 한 야수들에 반해 투수는 철저히 ‘내부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잠재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마운드 쪽에 더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아가면서 마운드의 모양도 조금씩 잡혀가고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기대주’ 이상을 벗어나지 못했던 선수들이 알을 깨고 나오고 있다. 마무리 장시환은 올 시즌 kt의 최고 히트 상품이고, 좌완 선발 정대현은 어느덧 ‘토종 에이스’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

↑ kt 위즈 정대현이 지난 16일 수원 NC전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정대현은 시즌 전 장시환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했다. 선발 싸움에서 둘은 비등비등한 모습을 보였다. 누구를 선발로 쓰고 계투로 써야할지 고민이 이어졌다. 장고 끝에 kt는 구속이 빠르고 구위가 좋은 장시환을 확실하게 뒷자리로 이동시켰고, 정대현은 선발진에 남게 됐다.
5선발로 시작한 시즌이었는데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었다. 등판마다 조금씩 좋아지기는 했지만 선발 한 자리서 팀을 승리로 이어주는 역할을 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발투수’라기보다는 ‘첫 번째로 나와 던지는 투수’ 정도의 위치였다. 하지만 kt 코칭스태프는 아직 변수가 더 많은 정대현에게 과정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투구 수도 이닝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늘려갔다.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5월 중순. 정대현은 처음으로 6이닝을 소화했다. 이후 꾸준함이 생겼다. 이닝도 7이닝까지 늘렸고 실점도 최소화했다. 선발투수로 계산도 서게 됐다. 정대현이 등판하는 날은 김재윤, 장시환 등 필승조가 어김없이 뒤를 잇고 있다. 정대현 스스로도 “점점 투구 수를 늘리면서 차근차근 밟아가니까 무리 없이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전력이 만들어지지 않아 첫 시즌 어려울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승부와 아예 멀찍이 떨어져 있을 수도 없는 것이 신생팀의 입장. 시즌 초반 연패 속에서도 더 멀리 보고 꾸준히 과정을 심어준 팀에 정대현은 응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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