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마치 도돌이표처럼 이어지고 있는 두산 베어스의 최대 고민. 마무리 투수의 난조다.
두산은 올 시즌 팀 블론세이브가 11개로 10개 팀 중 가장 많다. 최소 공동 1위 그룹 삼성, SK의 4개보다 7개가 많은 숫자. 구원 평균자책점도 5.77로 가장 높다. 12세이브를 윤명준(5개), 노경은(4개), 함덕주(2개), 이현승(1개)이 나눠 올리며 혼란스러웠다.
삼성은 마무리 임창용 혼자서 14개를 기록했다. SK 역시 전 마무리 윤길현이 12개-현 마무리 정우람이 2개의 세이브를 쌓았고, 넥센 역시 손승락 혼자서 12세이브를 올린 것을 고려하면 올해 두산의 마무리 보직이 얼마나 자리 잡지 못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 19일 잠실 롯데전 9회 초 폭투로 동점을 허용한 노경은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곽혜미 기자 |
첫 출발은 윤명준이었다. 캠프때만 하더라도 노경은 체제가 유력했던 가운데, 그가 불의의 부상을 당하면서 지난해 셋업맨 윤명준이 보직을 맡았다. 하지만 윤명준은 시즌 초반 연속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흔들렸다. 결국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하며 새로운 마무리를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셋업맨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이마저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윤명준은 5개의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더이상 윤명준이 마무리 보직을 맡기 힘들어진 시점에서 노경은이 복귀했고, 바톤을 이어받았다.
그런데 노경은 마저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세이브 숫자가 4개인데 블론세이브 숫자도 벌써 3개다. 최근 3경기서 2⅓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6실점을 했다. 앞선 5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로 두산의 뒷문 고민을 다소 씻어주는 듯 했던 행보와는 전혀 다른 불안감이다.
윤명준이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기에 현재로서는 노경은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 함덕주와 이현승이라는 대안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이들 역시 초보 마무리라는 입장은 노경은과 마찬가지다.
결국 노경은이 마무리 보직에 적응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만약 현재 부진들이 혹독한 경험을 쌓는, 더 많은 전진을 위해 움츠린 기간이라면 두산의 입장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인내다. 하지만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맞지 않는 옷이었다면 문제는 보다 심각해진다.
사실 두산의 마무리 고민은 비단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2009년 26세이브, 2010년 25세이브를 올렸던 이용찬(상무)이 2011년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2011년에 특별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여러 선수들이 오가며 마무리를 맡으며 혼란스러웠다. 결국 2012년 외인 투수 스캇 프록터를 데려와 뒷문을 맡겼다. 프록터는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79를 올리며 외견상 훌륭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블론세이브가 7개로 많았고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도 52.9%에 달하는 등 세부적인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거기에 외인투수라는 기회비용 측면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두산은 외인 마무리 카드를 1년만에 접었다. 2013년 역시 혼란의 시기였다. 홍상삼과 정재훈의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했지만 모두 불안했다. 결국 포스트시즌에는 니퍼트, 데릭 핸킨스, 홍상삼, 윤명준 등이 나눠 보직을 맡는 촌극도 벌어졌다.
결국 이용찬이 2014년 마무리로 복귀했지만 역시 5승5패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24로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후 이용찬이 군입대를 하면서 다시 시작된 뒷문
두산은 시즌 시작 이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뒷문 고민이 계속 이어지면서 그 상위권에서의 부침도 잦다. 결국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도돌이표같은 이 뒷문 고민, 궁극적으로는 마무리 보직 고민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팀 안정과 더 이상의 도약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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