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6일 광주 두산-KIA전을 본 KIA 팬은 71일 전이 떠올랐을 것이다. 역대 1경기 팀 최다 볼넷 2위의 불명예 기록을 세웠던 경기(4월 16일 잠실 LG전)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이번에는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을 논할 이유도 없었다. 필립 험버가 뿌려놓은 4사구 농사는 풍작이 따로 없었다. KIA 투수들의 제구력이 엉망이었다.
56일 전의 볼넷 13개는 KIA의 역대 1경기 최다 볼넷이기도 했다. 하지만 피로도는 56일 후 경기가 더 심각했다. 9개는 모두 3회까지 허용한 수다. 험버에 홍건희, 박준표까지 줄줄이 마운드로 호출됐고 볼넷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밀어내기 볼넷도 한 차례.
↑ 26일 광주 두산전에서 필립 험버(오른쪽)의 1회 볼넷 남발은 KIA의 완패를 암시한 셈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KIA는 4회 이후 1실점만 했다. 하지만 맥이 빠졌다. 반격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했다. 56일 전 LG전은 그래도 7회초까지 5-5로 팽팽했다. KIA 타선은 당시 안타 14개와 4사구 6개로 마운드의 흔들림을 최대한 막아줬다.
하지만 이날은 이마저도 없었다. KIA 타선은 선발 첫 시즌인 허준혁(7⅔이닝 1실점)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했다. 안타는 딱 3개. 4사구도 3개 얻었으나 무의미했다.
투타 조화가 엉망이었다. 최종 스코어 1-9, 완패였다. 제대로 힘 한 번 못 썼다. 위안거리를 찾는다면, 세 번째 투수로 나서 커리어 최다 이닝(5⅔이닝 1실점)을 투구한 박준표와 7회 영봉패를 면하는 홈런을 날린 브렛 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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