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이번에도)길게 갈 수 있을까. (일단)준비된 투수는 많다.”(조범현 kt 감독) “그 동안 잘 던졌다. 우리의 에이스니까 오늘 잘 해줄 것이다.”(김기태 KIA 감독)
4일 수원 KIA-kt전의 선발투수 맞대결은 극곽 극이었다. 현 리그 최고 투수(양현종)와 이제 두 번째 선발 기회를 얻은 신인(주권)이 맞붙었다. 첫 만남은 아니다. 지난 6월 21일 이후 재대결이다.
13일 전에는 이름값대로 희비가 갈렸다. 양현종은 7이닝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kt를 울렸다. 반면, 데뷔 첫 선발 기회를 얻은 주권은 3회(2⅓이닝)도 못 버텼다. 연속 3안타를 맞고서 주저앉았다. 그의 첫 패전.
↑ KIA의 양현종은 4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2회도 못 버티고 강판됐다. 그의 시즌 최소 이닝 투구였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예상을 깼다. 정반대였다. 주권은 두 번의 큰 위기를 넘겼다. 마의 3회도 극복했다. 오히려 먼저 무너진 건 양현종이었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큰 산이 와르르 무너졌다.
왼 어깨 피로 회복이 덜 된 양현종은 제구 난조를 보이더니 시즌 최소인 1⅓이닝 만에 강판됐다. 구위도 좋지 않아 kt 타자들의 배트에 맞으면 쭉쭉 날았다. 홈런 2개와 2루타 1개. 예전 ‘무적’의 양현종이 아니었다.
양현종의 종전 최소 이닝은 5이닝. 부진보다는 투구수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날 양현종의 투구수는 39개였다. 볼이 절반에 가까운 18개였다. 특히, 2회 윤요섭과 박경수에게 홈런을 맞았던 공도 밋밋했다.
반면, 주권은 길게 던졌다. ‘생각’보다는 더윽. 내용은 좋지 않았다 공 9개로 삼자범퇴를 한 2회를 제외하고 살얼음을 걸었다. 18타자를 상대로 안타 6개와 볼넷 3개를 내줬다. 만루 위기만 두 차례였다. 2사 이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데 애를 먹었다. 제구도 썩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위기에서 불을 껐다. 1회와 3회의 2사 만루에서 김원섭과 최용규를 범타로 유도하며 대량 실점을 피했다. 3회 이범호의 적시타로 1점만 내줬을 뿐이다.
↑ kt의 주권은 4일 수원 KIA전에서 선발 등판, 3⅓이닝을 소화했다. 13일 전 첫 선발 기회보다 아웃카운트 3개를 더 잡았다.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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