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미국 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행운이 따랐다. 그리고 하늘도 도왔다. 반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불운했다. 하지만 그 운이 결국 실력 차이였다.
피츠버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PNC파크에서 가진 세인트루이스와 맞붙었다.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647)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팀과 4연전 중 첫 번째 경기였다. 두 팀의 간극은 4.5경기 차.
피츠버그가 싹쓸이를 할 경우 0.5경기 차로 바짝 쫓게 된다. 시즌 전적은 2승 4패. 최근 2번의 대결에서 모두 웃었던 데다 최근 5연승 행진으로 자신감은 넘쳤다. 그러나 결과는 1-4 패배.
세인트루이스의 선발투수는 9승 3패 평균자책점 2.70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반면, 피츠버그는 제프 로크(5승 4패 평균자책점 4.15)로 맞섰다. 무게감의 차이가 났다. 하지만 초반 주도권을 잡은 건 피츠버그였다.
피츠버그는 시작하자마자 마르티네스를 괴롭혔다. 1회 그레고리 폴란코의 2루타와 닐 워커의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앤드류 맥커친와 강정호는 내야 땅볼에 그치며 허탈하게 첫 공격이 종료됐다.
기선을 제압할 기회는 두 번 더 있었다. 3회에도 볼넷 2개를 얻고 1사 1,2루, 득점권에 주자가 나갔다. 하지만 믿었던 워커와 맥커친은 마르티네스의 빠른 커브에 잇달아 헛스윙 삼진.
피츠버그가 주도하던 흐름은 4회 깨졌다. 또 우천 지연된 것. 피츠버그로선 퍽 좋을 게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가 재개됐고, 피츠버그는 이날 최고의 황금찬스를 맞이했다. 강정호의 사구와 프란시스코 서벨리의 안타에 폭투까지 겹치며 무사 2,3루.
0의 균형이 깨질 것 같았다. 그러나 페드로 알바레즈의 타구는 마르티네스의 글러브로 향했고, 곧이어 3루수 맷 카펜터에게 연결됐다.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 조디 머서마저 삼진을 당하면서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세 번의 위기를 이겨낸 세인트루이스는 힘을 냈다. 그리고 한 번의 반격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게 세인트루이스의 힘이었다. 또한, 행운까지 따랐다.
잘 던지던 로크는 5회 급격히 흔들렸다. 1사 만루, 카펜터가 로크의 2구를 힘껏 때렸으나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그런데 중견수와 우익수, 2루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피츠버그에겐 불운이었다. 뒤이어 야디에르 몰리나가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스코어는 4점 차로 벌어졌다. 이 4점에 의해
초반 흔들렸던 마르티네스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7⅓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잡으며 무실점 호투, 시즌 10승을 거뒀다. 2013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첫 두 자릿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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