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2015 프리미어 12 대표팀 구성의 신선한 해외파 대안이 나타났다.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은(26)이 우완투수 기근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프리미어 12 대표팀 구성안을 놓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심하다. 특히 미·일 해외파 합류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즌 도중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 변경 뒤 연일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이대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대은은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65이닝을 소화하며 7승2패 3홀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9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승을 챙겼고, 불펜으로 전향한 12경기에서 1승 3홀드를 더했다. 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는 등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의 우완 투수 이대은(26)은 올해 11월 열리는 2015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매력적인 카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아직 대표팀 구성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다. 하지만 이대은은 꽤 매력적인 카드다.
신일고 출신의 이대은은 2007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메이저리그 입성에 실패했으나 마이너리그에서 135경기에 등판해 40승37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이후 빅리그의 꿈을 접고 지난해 지바롯데와 1년간 연봉 5400만엔(약 4억9000만원)에 계약하고 일본 무대에 진출했다.
이대은은 경력이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을 모두 경험했고,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우완 강속구 투수다. 이대은은 후반기 선발 복귀 가능성도 높다. 최근에는 155㎞ 강속구를 찍었고, 불펜 전향 뒤 약했던 변화구 활용도를 높이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특히 경기 운영에 대한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대은도 대표팀 선발과 관련한 질문에 속내를 은근히 드러냈다. 이대은은 “난 초등학교 이후 대표팀도 올스타전도 한 번도 나가 본 적이 없다”며 아쉬움을 내비친 뒤 “대표팀으로 나갈 수 있다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어 “계속 잘해야 대표팀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대은은 이미 스타성을 충분히 갖췄다. 일본 현지에서도 잘생긴 외모로 인기몰이를 시작했고, 실력까지 뒷받침 되면서 인기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팬들에게는 낯설다. 이대은에게도 대표팀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큰 기회의 무대다. 대표팀 선발 조건 중 동기부여는 꽤 중요한 지표다.
일본과 대만이 공동 개최하는 ‘프리미어 12’도 권위가 있는 국제대회가 아니다. 이번이 초대 대회. B조 개막전은 이미 11월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한·일전으로 확정됐다. 흥행을 위한 카드다. 아직 대표팀 합류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대호(소프트뱅크)와 오승환(한신)에 이어 이대은까지 대표팀에 합류할 경우 한·일 양국의 관심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김시진 전 롯데 감독이 이번 대표팀 전력분석 팀장을 맡은 것도 이대은에게는 대표팀 선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호재다. 김 전력분석 팀장은 지난 5, 6월 2개월간 소프트뱅크 연고지인 일본 후쿠오카에 머무르며 일본 프로야구를 직접 관전하는 등 시선을 퍼시픽리그에 맞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김인식 감독도 이대은 카드를 만지작거릴 이유는 충분하다.
이대은은 대표팀에 대한 은근한 속내를 드러냈지만, 당장 이대은의 머릿속에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다. 이대은은 소속팀에서 확실한 보직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바롯데 코칭스태프에 선발투수로서 신뢰를 심어야 한다.
이대은은 “지금 내가 잘 던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불펜 투수는 몇 경기 정도는 무실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이대은은 “지금 평균자책점이 4점대를 기록하고 있는 건 너무 높다. 더 낮춰야 한다”며 “선발이든 불펜이든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지난 11일 일본 지바현 QVC 마린필드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지바롯데 마린스의 경기에서 155㎞ 강속구를 찍으며 이대호를 포함해 4K 퍼펙트를 기록했던 이대은의 투구. 사진=천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