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도전장을 내민 장타자 장하나(23)가 마라톤 클래식 첫날 맹타를 터뜨리며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장하나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파71·651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 5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기분 좋은 출발을 한 장하나는 자신의 LPGA투어 데뷔 첫 우승과 함께 한국 골퍼들의 LPGA투어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인 ‘11승’을 정조준 할 수 있게 됐다. 장하나는 올 시즌 개막전인 코츠골프 챔피언십 공동 2위 등 톱10에 4차례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까지 우승을 신고하지는 못하고 있다.
화끈한 장타가 트레이드 마크인 장하나는 이번 대회에서 바꾼 전략 덕을 봤다.
‘장타’보다는 ‘정교함’을 선택한 것. 이날 장하나의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46.50야드에 불과했다. 평소보다 20야드는 줄어든 거리다. 대신 티샷을 날린 14개 홀 중 13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지키며 편안하게 아이언샷으로 그린을 공략할 수 있었다. 아이언샷도 말을 잘 들어 18개 홀 중 15개 홀에서 그린을 지켰고 퍼트수는 단 28개에 불과했다.
전반에 1타를 줄이며 조용한 행보를 하던 장하나는 후반홀에 들어서 샷이 폭발했다. 10번홀(파4)에서 기분 좋은 버디를 잡은 장하나는 이후 12번홀(파4)부터 14번홀(파3)까지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15번홀(파4)에서 아쉽게 1타를 잃었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다시 1타를 줄이며 기분 좋게 첫날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사라 캠프(호주)와 리 안 패이스(남아공) 등 4명이 장하나에 1타 뒤진 4언더파 67타를 친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해 호시탐탐 역전을 노리고 있다.
‘한국의 LPGA 시즌 11승’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도 선두권에 자리잡았다. 올 시즌 2승을 올리고 있는 김세영(22·미래에셋)과 백규정(20·CJ오쇼핑), 신지은(23·한화), 이미림(25·NH투자증권) 등이 선두에 2타 뒤진 3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공동 6위에 자리잡았다.
김세영은 극과 극의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김세영은 17·18번홀에서 연속버디를 잡는 등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무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후반들어 버디 없이 7번홀(파5) 보기로 1타를 잃었다. 평균 티샷 비거리 252야드에 14개 홀 중 11개 홀에서 페어웨이에 볼을 갖다 놓으며 시작은 좋았다. 하지만 아이언샷이 말썽을 부렸다. 18개 홀 중 단 12개 홀에서만 레귤러 온에 성공하며 쉽게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도 아이언샷이 흔들리며 1언더파 70타로 공동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티샷 평균 비거리도 235.50야드로 짧았고
세계랭킹 2위로 밀려난 리디아 고(18·뉴질랜드)는 이날 퍼트수가 32개까지 치솟으며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김효주(20·롯데)와 함께 공동 40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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