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후반기 선두 수성의 과제는 마운드 회복이다.
삼성은 전반기를 49승 34패(승률 5할9푼)를 기록, 1위의 성적으로 마쳤다. 지난 2012년부터 4년 연속 1위로 전반기를 마치며 초유의 통합 5연패를 향한 단추를 잘 꿰었다. 후반기 과제는 분명하다. 6월부터 흔들리고 있는 마운드의 힘을 회복하는 것. 지난 4년간 삼성의 통합우승을 뒷받침했던 가장 근본적이고, 강력했던 힘이 마운드였다는 점에서 더욱 절실한 필요다.
▲ 구멍 난 선발 로테이션, 안정 찾을까
삼성의 선발 로테이션의 힘은 확실히 떨어졌다. 시즌 초반은 완벽했다. 삼성 선발진은 5월까지 치른 50경기 중 무려 28%에 해당되는 14경기서 1실점 이하 투구를 하며 막강 위용을 과시했다.
↑ 사진=MK스포츠 DB |
5월까지 47경기 25승13패 평균자책점 4.08을 질주했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 같은 시기까지 퀄리티스타트(QS) 31회로 압도적인 안정감을 자랑했던 삼성의 선발 마운드는 이후 불안하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35로 부문 9위에 그치고 있다. QS가 15회로 같은 시기 공동 1위(두산)지만 6월 이전까지(66%)와 비교하면 성공률이 47%로 폭락했다.
외인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와 토종 에이스 윤성환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선발이 좋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 거기에 마땅한 대체 전력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가로와 윤성환은 ‘A+’학점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전반기 성적을 남겼다. 피가로는 등판한 18경기서 모두 6이닝 이상씩을 책임지며 118⅔이닝(4위)을 소화했다.
전반기 막바지 타선 지원이 부족해 3경기 평균자책점 1.71의 역투에도 승리 없이 1패만을 당하는 불운도 경험하기도 했지만 2위에 해당하는 11승(4패)을 수확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평균자책점도 3.11로 이 부문 3위. 올해 최고의 외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활약을 했다.
윤성환도 17경기에 등판해 8승5패 평균자책점 3.64라는 훌륭한 전반기 성적을 남겼다. QS가 9회로 다소 들쑥날쑥한 경향은 있었지만 특유의 땅볼 유도능력을 앞세워 상대 타선을 홀로 제압한 경기도 많았다. 2번의 완투 포함 총 8차례나 7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에이스의 위용을 뽐냈다.
문제는 3~5선발. 클로이드는 출산 휴가 이전과 이후의 모습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있다. 이전까지 6승4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하며 최강 마운드의 한축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후 등판한 3경기서 10⅓이닝만을 소화하며 16실점(15자책)을 했다. 기간 평균자책점이 13.06로 매우 나쁘다. 5개의 홈런과 4개의 2루타를 맞는 등 장타허용률이 부쩍 높아졌고 구위 자체가 상당히 떨어진 모습이라는 점이 고민이다. 후반기 반등이 절실해졌다.
좌완 차우찬과 장원삼도 고민이다. 시즌 초 깜짝 역투로 ‘1선발 같은 5선발’로 불리기도 했던 차우찬은 17경기 6승4패 평균자책점 4.93에 그치고 있다. 기복이 문제다.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를 기록한 QS+ 경기도 5회가 있지만 5실점 이상을 한 경기도 6회나 된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결국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장원삼의 경우가 더욱 안타깝다. 출발은 좋았다. 시즌 초 좌완 중 송진우 KBS N 해설위원에 이어 역대 2번째로 100승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이후 부진을 거듭했다. 5승7패 평균자책점 7.65의 최악 전반기. 류 감독의 배려 속에 2군에서 조정기간도 거쳤지만 복귀 이후에도 2경기 여전히 좋지 않았다.
전반기 취소 경기가 열리는 후반기 선발 비중이 더욱 늘어나는 상황. 삼성 마운드서 베테랑 장원삼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류 감독은 장원삼의 등판 시기를 늦춰 1번 더 짧은 조정 기간을 줄 계획이다.
▲ 빼앗긴 최강 불펜 위용, 회복 절실
불펜도 최강의 위용을 잃었다. 5월까지 삼성 불펜은 구원 평균자책점 3.41로 철벽의 위용을 과시했다. 25홀드(1위)와 13세이브(3위)를 수확하며 짠물 투구를 했다.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이 1.16에 불과했을 정도로 이상적인 불펜이었다.
하지만 허점도 있었다. 선발진의 역투로 소화 이닝이 적었던 삼성 불펜은 이후 부담이 늘어나면서 힘이 상당히 떨어졌다. 심지어 6월 이후 구원 평균자책점은 5.72로 리그에서 가장 좋지 않다. 같은 기간 3세이브에 그쳤고 홀드도 8개로 kt에 이어 2번째로 적었다.
류 감독은 “올 시즌 선발투수가 무너지면 맥없이 지는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불펜투수들이 추가 실점을 막으면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데 돌아가면서 무너진 경기가 많았다”며 전반기 마운드를 돌아본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로 리드하고 있는 경기와 지고 있는 경기서 구원진의 성적의 편차가 상당히 큰 편이었다. 전반기 삼성의 역전승은 17승으로 부문 7위에 그쳤다. 5회까지 뒤진 경기 승률이 1할3푼3리(4승26패)에 불과했을 정도. 이 부문 역시 8위로 좋지 않았다.
거기에 리드 시 완벽했던 그간의 명성도 금이 갔다. 7회까지 앞선 경기서 2패(39승)을 당했다. 부담이 늘어난 안지만이 38경기 3승2패 20홀드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며 분투하고 있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확실히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마무리 임창용은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배려 속에 29경기 3승2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의 나쁘지 않은 전반기를 보냈다. 하지만 블론세이브도 3차례 있었고 1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우가 많지 않았다. 30⅓이닝만을 책임졌다. 연투나 세이브 상황이 아닌 경우 등판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셋업맨까지 이닝 소화 부담이 생기고 있다는 것은 약점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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