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로 불리는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필두로 김효주(20·롯데),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 양희영(25)이 세계 골프 랭킹 10위권에 들어가 있다. 처음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와 지난 20일 157번째 도전 끝에 LPGA 마라톤클래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쥔 최운정(25·볼빅)까지 한국 여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양궁 종목 역시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한국 위상을 드높이는 대표 종목 중 하나. 국내 여성 스포츠인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준 준 이도 1984년 LA올림픽에 출전한 양궁대표 서향순이었다. 지난 14일 폐막한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도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었다. 총 14개 메달 가운데 여자 선수(혼성팀 포함)가 획득한 메달은 전체 14개 중 7개였다. 특히 기보배(27·광주시광역시청)는 8일 열린 양궁 여자 리커브 개인 예선에서 총점 686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기보배, 최미선(19ㆍ광주여대), 강채영(19·경희대)으로 구성된 여자양궁대표팀도 단체전 70m라운드에서 2038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골프와 양궁 종목에서 한국 여선수들이 우수한 기량을 선보이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올인’(All-in)훈련을 공통으로 지목한다. 한국 스포츠는 어려서부터 고강도 훈련을 통해 엘리트 선수를 양산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특히 골프 종목은 어려서부터 부모가 딸에게 모든 것을 거는 승부수를 던져 최고를 만들어 내는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부모라는 강력한 보호막 아래 선수들은 오로지 연습과 경기에만 몰두할 수 있고 이는 좋은 성적으로 귀결된다는 것.
이 외에 여성 선수들의 ‘악바리’ 근성도 한몫을 한다. 양궁 대표팀 선발전을 치른 뒤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문형철(57) 대표팀 총감독은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식사를 거르면서 자세를 교정하는 악바리”라며 최미선 선수를 평가했다. 실제 그는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리커브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그 이름을 알렸다.
골프스타인 전인지 역시 악바리로 통한다. U
[매경닷컴 김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