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김근한 기자] 오후 3시에 시작한 경기. 1회초가 끝나자 전광판의 시계는 3시 27분을 가리켰다. 제 풀에 무너진 덕수고는 그렇게 악몽의 27분을 보냈다.
덕수고는 2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대통령배 고교야구 대회 광주일고와의 준결승전서 5-11로 패했다. 지난 2010 대회 준우승 이후 5년만의 결승 진출을 노렸으나 허망하게 물러났다.
이날 승부는 1회에 이미 갈렸다. 덕수고는 좌완 최건희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팀의 에이스인 좌완 김재웅은 지난 20일 동산고와의 8강전에서 이미 6이닝을 소화한 상태였다. 휴식이 필요한 김재웅 대신 마운드에 오른 최건희는 1회부터 흔들렸다.
최건희는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안타를 맞은 뒤 김우종과 홍신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볼넷 2개를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최승훈에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던져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곽봉준에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결국 조기강판했다.
공을 이어 받은 우완 박용민도 정찬식에 좌전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후속타자 임민섭의 타석이었다. 임민섭의 타구는 평범한 1루수앞 땅볼로 보였으나, 베이스 커버를 들어갔던 투수 박용민은 1수루의 송구를 잡지 못했다. 0-3으로 막아야 했던 상황이 0-5까지 벌어졌다.
게다가 타자 일순이 된 광주일고는 최지훈의 2타점 적시 3루타와 김우종의 1타점 중전 적시타가 나와 8-0으로 앞서 나갔다. 덕수고는 결국 아껴 뒀던 김재웅을 투입해서야 겨우 1회를 마칠 수 있었다. 밀어내기 사구와 실책 등 결
반격에 나선 덕수고는 1회말 곧바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8점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희생 뜬공으로 한 점 뽑는데 그친 것. 결국 경기 내내 끌려간 덕수고는 6년만의 우승을 노렸던 도전을 접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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