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2)가 NC 다이노스의 사상 첫 다승왕에 오를 수 있을까.
해커는 22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4피안타 4볼넷 4삼진 4사사구 2실점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해커는 시즌 11승(3패)째를 거두며 알프레도 피가로(삼성)와 함께 유희관(두산·12승)에 이어 다승 부문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달 19일 한화 이글스전을 시작으로 4연승 행진이다.
다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희관과 피가로의 올 시즌 기세 역시 무섭지만 그 뒤를 쫓고 있는 해커의 성적도 매섭다.
↑ NC 외국인 투수 해커가 사상 첫 NC 다승왕에 오를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불우한 승운을 떨치기 위해 그는 올 시즌 시작하기 앞서 등록명을 에릭에서 해커로 바꾸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등록명을 바꾼 덕분이었을까. 올 시즌 19경기에 등판한 가운데 2년간 올린 승수 돌파를 코앞에 놓고 있다. 독특한 투구 폼에서 나오는 다양한 변화구와 힘있는 직구의 조합이 위력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커의 세밀한 성적과 꾸준함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올 시즌 등판한 19경기 중 15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해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피가로(14차례), 브룩스 레일리, 조쉬 린드블럼(롯데·이상 12차례)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최근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KBO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많은 주자를 내보내지도 않는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1.09로 1위다. 122⅓에서 내준 볼넷이 26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제구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한다. 올 시즌 10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들 중에서 윤성환(삼성·118⅓이닝·볼넷 18개)에 이어 가장 적다. 피안타 개수는 107개로 피안타율은 2할3푼6리의 짠물투구다. 이 부문 선두 양현종(KIA·2할1푼9리)에 이어 가장 낮다.
여기에 해커가 통산 후반기에 더욱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는 점은 다승왕 경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013년 후반기에만 12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2.58로 내용면에서는 안정적이었다. 지난해는 0승5패로 올스타전을 마친 뒤 승수 쌓기에는 실패했지만 평균자책점은 3.96으로 역시 준수했다. 다승왕 경쟁은 후반기 막판까지 진행된다. 해커가 다승왕에 도전할만한 이유다. 경기당 득점 지원은 6.5
NC는 지난 2년간 외국인투수 찰리(전 NC)와 이재학이 각각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면서 활약했지만 다승왕을 얻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해커의 꾸준한 활약 속에 창단 첫 다승왕이 꿈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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