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염갈량’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47) 감독이 후반기 과감한 승부수를 띄운다. 염 감독은 지난 22일 “선발이었던 한현희를 불펜투수로 돌린다”고 말했다. 넥센의 최대 과제인 선발야구 대신 지난해 성적을 낸 강점을 살려 불펜야구로 후반기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미다.
한현희를 불펜으로 돌린 것은 조상우의 부진이 크다. 최근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실점하는 등 흔들리고 있다. 그 중 두 차례는 5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이날 조상우는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염 감독은 조상우의 공백 상관없이 이미 6월부터 한현희를 불펜으로 돌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올 시즌 선발로만 8승4패를 기록하고 있는 한현희가 토종 선발 10승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했지만 염 감독은 결국 과감한 선택을 했다.
↑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사진=곽혜미 기자 |
또 하나 덧 된 배려도 있었다. 한현희의 가치가 선발보다 구원으로서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한현희는 선발 경험을 통해 더 좋은 셋업맨이 될 수 있는 구질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한현희는 불펜으로서 리그 톱클래스의 투수다. 국가대표도 할 수 있고 연봉도 더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선발로는 아직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선수의 미래까지 꼼꼼하게 따지는 염 감독다운 선수에 대한 세심한 배려심이다.
한현희도 염 감독의 의중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인 상태다. 염 감독은 “한현희도 이미 알고 있고, 인정한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넥센이 올 시즌 선발야구로 크게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작용했다. 앤디 밴헤켄과 라이언 피어밴드, 한현희가 로테이션이 돌았지만 나머지 선발자리는 확실한 상태는 아니었다. “선발자리가 이미 비어있기 때문에 더 비게 되는 것”이라며 염 감독이 한현희 공백에 대해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한현희의 공백을 비롯한 3~5선발 자리는 문성현과 김택형, 김동준, 금민철 등이 메운다. 상황에 맞춰 송신영도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다. 이들이 5이닝만 소화해도 6회부터는 불펜진은 가동해 상대 타선을 틀어막겠다는 계산이다.
이미 넥센의 불펜의 강력한 위력은 지난 2년간 입증됐다. 최근 2년간 홀드왕에 등극한 한현희와 강력한 직구로 윽박지르는 조상우는 지난 해 합쳐 114경기에 출전해 넥센의 불펜을 책임졌다. 올 시즌 17세이브(3승3패)로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손승락도 여전히 건재하다.
현재 넥센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직 안정적인 단계는 아니다. 23일 현재 47승40패1무로 정규리그 4위에 올라 있다.
3위 NC 다이노스와 2.5경기차 뒤져 있는 가운데 와일드카드 마지노선인 5위 한화 이글스와는 불과 1.5경기차다. 여기에 6위 SK 와이번스와도 2.5경기차로 크게 벌어진 상황은 아니다.
4위로 정규리그를 마칠 경우 어려움이 커진다. 5위 팀과 와일드카드 경쟁을 치러야 될 뿐 아니라 이후 준플레이프부터 한 계단식 밟고 올라가야 한다. 염 감독은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1승이 중요하다. 이젠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포스트시즌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 2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구원등판한 넥센 한현희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