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요즘 유행어인 ‘금수저’가 타고난 조건을 뜻하는 말이라 할 수 있을까? 전미농구협회(NBA)처럼 출신 성분이 성공을 좌우하는 조직도 드물다. 소위 말하는 ‘개천에서 용 나기’가 정말로 어렵다.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뽑힌다는 것은 NBA 입성 전부터 재능을 널리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NBA가 미국농구협회(ABA)를 합병한 1976년부터 신인지명회의 1라운드에서 선택받지 못했음에도 수석우수팀(All-NBA First Team)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단 3명뿐이다.
멤피스 그리즐리스 센터 마르크 가솔(30·스페인)은 현역으로는 유일하게 신인지명 2라운드 출신 NBA 수석우수팀 경력자다. 2007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8번으로 NBA에 입문하여 2차례 올스타에 선정됐다. 2012-13시즌 올해의 수비수이기도 하다. 2014-15 수석우수팀, 2012-13 차석우수팀에 포함됐다.
↑ 마르크 가솔(33번)이 워리어스와의 2014-15 NBA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4강 4차전에서 덩크를 꽂아 넣고 있다. 사진(미국 멤피스)=AFPBBNews=News1 |
↑ NBA-ABA 통합 후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 수석우수팀 선정자 |
↑ 프라이스(왼쪽)가 호니츠와의 1992-93 NBA 홈경기에서 단신 가드로 유명한 타이론 보그스(가운데)를 수비하고 있다. 사진(미국 리치필드)=AFPBBNews=News1 |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1부리그 샬럿 포티나이너스의 감독을 역임 중인 마크 프라이스(51·미국)는 현역 시절 포인트가드로 이름을 날렸다. 1986 NBA 드래프트 2라운드 25번으로 프로경력을 시작하여 4차례 올스타에 뽑혔다. 1992-93 수석우수팀에 이름을 올렸고 삼석우수팀에는 3번 선정됐다.
안타깝게도 나머지 1명은 이 세상에 없다. 향년 52세로 2007년 2월 22일 사망한 故 데니스 존슨(미국)은 포인트가드로 8시즌, 슈팅가드로 6시즌을 활약한 유능한 듀얼가드였다. ABA 해산 드래프트까지 진행된 어수선한 가운데 1976년 NBA 신인지명회의 2라운드 29번으로 끝에서 6번째로 선택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 故 데니스 존슨이 생전 셀틱스 소속으로 1988-89 NBA 경기에서 레이업을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News1 |
비록 시작은 미미했으나 업적은 많다. 존슨은 3차례 NBA 플레이오프 우승을 경험하면서 1978-79시즌에는 결승전 최우수선수(MVP)의 영광도 누렸다. 올스타로 5번 선정됐고 1979-80 차석우수팀에 이어 1980-81 드디어 수석우수팀에 포함됐다.
여기까지로도 NBA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 수석우수팀 3명 중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말하기 충분하다. 그러나 존슨의 진정한 장점은 수비였다. NBA 수비수석우수팀(NBA All-Def
그래도 3명 모두 2라운드에는 지명을 받았으니 ‘금수저’는 아니라도 ‘은수저’는 된다. ABA 합병 후 NBA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못한 선수가 수석우수팀에 선정되는 기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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