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모든 것이 흔들렸다. 최근 3경기서 보여준 깔끔한 투구는 실종됐다. 영점도 흔들린 데다 존 안으로 공을 넣다 상대 타자들의 빠른 승부수에 당했다. 올 시즌 최악투를 보여준 장원준(29·두산 베어스) 이야기다.
장원준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서 4⅓이닝 9피안타 3탈삼진 4볼넷 7실점으로 시즌 6패(10승)째를 떠안았다. 7실점은 올 시즌 최다였으며 4⅓이닝은 부상으로 1이닝만에 내려온 지난 5월 1일 대구 삼성전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올해 최소 이닝. 나머지 17경기서 장원준은 모두 5이닝 이상씩을 소화했다.
↑ 두산 베어스 좌완투수 장원준이 시즌 최악투를 펼쳤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그러나 초반부터 제구가 말썽을 부렸다.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에 볼넷을 내줬다. 장운호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정근우에 중전 적시타를 맞아 선제점을 내줬다. 이어 김태균에게도 볼넷을 허용했다. 계속된 1사 1,2루 위기.
한화 타자들은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을 놓치지 않았다. 후속 김경언은 장원준의 초구 142km 빠른 공을 과감하게 공략해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3회초에도 장원준은 정신을 못 차렸다. 흔들린 제구력과 한화 타자들의 과감한 노림수에 완전히 당했다. 3회초 나온 한화의 3안타는 모두 장원준과의 빠른 승부에서 나왔다. 정근우는 3구째 빠른 공, 김경언은 초구 커브, 조인성은 2구째 빠른 공을 노려 안타를 만들었다. 이 중간 과정에서 김태균과 이성열에게 내준 볼넷과 사구도 실점에 한몫했다.
4회초 실점의 빌미가 된 정근우의 안타도 장원준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한 결과였다.
결국 흔들린 영점으로 장원준의 악몽이 시작됐다. 이날 장원준은 총 투구수 88개 중 스트라이크는 50개, 볼은 38개를 기록했다. 특히 카운트를 쉽게 잡을 수 있는 빠른 공의 제구가 아쉬웠다. 이날 장원준의 빠른공 41개 중 볼이 무려 21개에 달했다. 커브 역시 문제였다. 4번의 커브 시도
한화 타자들의 영점이 흔들린 장원준을 놓치지 않았다. 기다릴 때는 기다리고, 존에 들어오는 공은 과감하게 공략했다. 결국 한화와의 이번 시즌 첫 만남은 악몽으로 끝났다. 장원준에게는 올해 가장 잊고 싶은 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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