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9일 프로야구 종합)
삼성 팬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수요일이다. 삼성을 믿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하루다. 수요일은 29일은 7월의 마지막 수요일. 이젠 익숙한 듯 삼성의 승리 찬가가 달구벌에서 들려왔다. 두산 팬도 다르지 않다. 삼성만 만나지 않는다면, 행복한 수요일이다. 이날 만난 건 삼성이 아니라 한화였다. 그리고 역시 웃었다.
삼성은 수요일이 가장 신난다. 올해 수요일 경기에서 13승 3패로 엄청난 승률을 자랑했다. 지난 5월 27일 넥센에 패하기 전까지 수요일 7연승을 내달렸다.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달렸다. 29일 대구에서 NC를 완파하며 7월 수요일 전승을 완성했다.
승부처는 0-1로 뒤진 2회였다. 삼성 타선은 662일 만에 등판한 이승호와 오랜만에 손 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경기 시작과 함께 그 손은 무서워졌다. 무사 만루 이후 채태인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행운까지 따랐다. 이흥련의 땅볼 타구는 매우 느렸으며, 박해민의 스퀴즈에선 김상수의 발이 더 빨랐다. NC 2루수 지석훈의 실책도 삼성의 대량 득점을 야기했다.
↑ 유희관은 29일 잠실 한화전에서 눈부신 피칭을 하며 시즌 13승째를 거뒀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
삼성은 3연승과 함께 54승 37패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3연패를 한 NC는 2위 도약은커녕 3위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kt를 이틀 연속 꺾은 넥센에 승차 없이 쫓겼다.
춤을 춘 건 두산도 다르지 않다. 두산의 수요일 승률은 11승 5패였다. 7월 들어서는 연승 행진 중. 그 기세를 이어갔다. 삼성과 함께 7월 수요일 전승을 기록했다. 반면, 한화는 수요일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장원준은 무너졌지만 유희관은 튼튼했다. 송은범에게는 당했지만 배영수에게는 당하지 않았다. 유희관은 7⅔이닝 동안 빼어난 완급 조절 속에 한화 타선을 1실점으로 묶었다. 유희관이 마운드에서 틀어막으니 노히트 수모를 겪던 타선도 중반 들어 힘을 냈다.
5회 2사 후 정진호와 김재호의 연속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더니 쉴 새 없이 터졌다. 0-1에서 2-1, 그리고 6-1이 됐다. 한화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잡기 위해 배영수, 송창식, 김범수 3명을 가동해야 했다.
유희관은 시즌 13승째(3패)로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12승을 넘어선 개인 시즌 최다승이기도 하다. 두산은 51승 38패로 선두 삼성과 간극을 2경기 차로 유지했다.
최근 광주에서는 호랑이의 뒤집기 쇼가 유행이다. 전날 김원섭이 끝내기 3점 홈런으로 1000경기 출장을 자축하더니, 이번 주인공은 이틀 전 딸의 돌잔치를 열며 광주의 기운을 받았던 브렛 필이었다. 3-4로 뒤진 9회 2사 만루에서 감각적인 타격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후반기 들어 끝내주는 KIA는 새로운 히트 상품이 되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과 마무리 윤석민을 내세우고 질 것 같던 경기를 뒤집었다. 엄청난 뒷심이다. 9회 등판한 김광수는 ‘언빌리버블’ 타선 덕분에 2013년 9월 14일 삼성전 이후 2년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KIA의 후반기 성적표는 5승 3패.
SK는 믿었던 정우람이 이틀 연속 무너지면서 ‘멘붕’에 빠졌다. 5위를 넘봤지만 그 유리천장을 못 깨고 있다. 43승 2무 43패로 승률 5할로 U턴.
↑ 넥센은 29일 목동 kt전에서 6-4로 승리했다. 염경엽 감독(오른쪽)은 역대 24번째로 통산 200승을 달성했다. 사진(서울 목동)=김영구 기자 |
박병호는 4-4로 맞선 4회에도 1사 3루에서 적시타를 쳤다. 넥센은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4타점을 추가한 박병호는 시즌 90타점째를 올렸다. 4년 연
롯데는 KIA, LG를 만나 신바람을 냈다. 연장 10회 박종윤의 끝내기 안타로 봉중근을 무너뜨리고 3-2로 승리했다. 최근 4연승이다. 9위 LG와 승차를 3경기로 벌리면서 7위 KIA를 0.5경기 차로 따라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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