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 한 명이라도…오승환, 안정감을 찾아라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안준철 기자] “가장 좋은 게 주자를 안내보는 것이죠.”
시즌 33세이브를 거둔 ‘끝판대장’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의 표정은 큰 변화가 없었다.
오승환은 1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3-1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피안타를 내줬지만 삼진 1개를 곁들이며 후속타자와의 승부를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이로써 시즌 33세이브를 거두며 센트럴리그 구원부문 단독선두를 굳게 지켰다.

↑ 1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2015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한신 타이거즈 경기에서 한신이 3-1로 승리했다. 한신 오승환이 주니치 모리노 마사히코를 2루수 땅볼 아웃으로 잡고 승리가 확정되고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日 오사카)=정일구 기자

최근 오승환은 세이브를 하더라도 실점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 속출하고 있다. 32세이브를 올렸던 지난 9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3-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갔다가 2실점하면서 아슬아슬하게 팀 승리를 지킨 적이 있다. 이 경기에서 오승환은 자신의 주특기인 돌직구가 위력을 발하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구속이 나오지 않아 요코하마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주니치와의 경기에서는 최고구속이 151km까지 나오는 등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가 나왔다. 비록 첫 타자 헥터 루나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들어가며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후속타자들과의 승부에서 모두 이겼다. 히라타 료스케를 삼진, 와다 가즈히로를 우익수 뜬공을 잡은 뒤, 모리노 마사히코를 2루 땅볼로 유도해 경기를 매조졌다. 이날 무실점 피칭으로 3.08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은 3.02로 소폭 내렸다.
그래도 경기 후 만난 오승환의 표정은 밝진 않았다. 오승환도 자신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잘 알고 있었다. “무실점으로 막은 것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지만, “주자를 안 보내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주자를 내보내면 아무래도 팬들이나 코칭스태프, 동료들도 불안하게 바라볼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 뿐이다”라며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경기와 비교해서 속구 구속이 오른 부분에 대해서는 “몸으로 느끼기에는 큰 차이 없다”면서 “더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 일본 야구관계자는 “여름 들어 오승환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오늘(11일)은 그나마 컨디션이 회복한 듯 했다. 남은 경기에서 컨디션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호투를 이어가는 데 큰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40세이브는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이는 오승환이 컨디션 관리를 통해 평균자책점도 다시 확 낮출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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