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KIA 타이거즈는 2015 프로야구 후반기 들어 끝내주는 팀이 됐다. 12승 7패. 다시 5할 본능이 꿈틀거리고 있다. 호랑이 기운이 솟아난 KIA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1명이 있다. ‘필승 셋업맨’으로 격상된 김광수(34)다.
프로 16년차, 다시 훨훨 날 줄 누가 알았을까. 이렇게 높이까지. 팀과도 궁합이 있는가 보다. 지난 5월 KIA 유니폼을 입은 뒤 김광수는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김광수는 지난 12일 광주 두산전의 주인공이었다. 4-2로 쫓긴 4회 무사 2루서 구원 등판했다. 쫓고 쫓기는 양상이었다. 자칫 흐름을 뺏길 수 있던 시기였다. 두산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흔들리던 터라, 이 고비만 넘기면 됐다. 승부처였다.
↑ 김광수는 12일 광주 두산전에서 4승째를 올리며 개인 시즌 최다 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KIA와 궁합이 잘 맞으면서 야구의 재미도 다시 느끼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 선택은 옳았다. 김광수는 불을 껐다. 그리고 5회까지 2이닝 무실점 역투. KIA는 4회와 5회 3점씩을 추가하며 4-2에서 10-2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김광수는 시즌 4승째(1패)를 거뒀다. KIA의 후반기 승수는 12승(7패). 33.3%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팀 내 후반기 최다 승리투수. 이 승리가 의미있던 건 김광수의 시즌 최다 승 타이 기록이기 때문. 2003년, 2009년, 2010년에 이어 5년 만이다.
1승만 추가하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다. 김광수는 쑥스러워했다. 그는 “솔직히 운이 좋았다. (김)병현이형이 고생이 많았는데 짧은 이닝을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표현대로 야수의 도움도 컸다. 4회 2사 2루서 풀카운트 끝에 김재호에게 던진 8구는 실투였다. 타구가 짧았다. 그런데 로메로는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좌익수 김원섭이 던진 공이 더 빨리 홈에 도착했다. 이 수비는 결정적이었다.
김광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큰 타구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다. 실점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몰랐다. (다행히)단타였는데 (김)원섭이형이 잘 잡아줬다. 그 호수비가 계기가 돼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김광수는 5회를 공 12개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김광수를 뜻하는 단어는 인생역전, 그리고 승승장구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두 번의 kt전(7월 5일-8월 6일)을 빼고는 그의 투구는 빼어났다. 4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3.04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위상도 달라졌다. 추격조에서 필승조로 이동하더니 최근에는 선발투수로부터 바통을 넘겨받고 있다. 가장 믿음직한 셋업맨이라는 방증이다. 에반보다 김광수가 먼저 투입됐던 12일 경기만이 아니다. 신뢰지수는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그럼에도 트레이드의 최대 수혜자라는 표현에 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표현은 비교가 바탕이 되는 것이기에, 누구에게나 기분 좋을 리가 없다. 한 차례 더 트레이드 경험(2011년 LG→한화)을 하며 겪어봤기 때문에 더욱 잘 안다.
김광수의 야구가 다시 꽃피고 있다는 표현마저 부정하진 않았다. 김광수는 “내게 주어진 역할이란 게 있다. 코칭스태프께서 내게 잘 어울리는 역할을 주신 것 같다. 팀과 나도 잘 맞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삐끗할 때도 있다. 지난 6일 광주 경기처럼. 하지만 베테랑은 조급해 하지 않는다. 툭툭 털고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김광수는 “잘 해왔기 때문에 특정 한 경기에 얽매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다음에 더 잘 던지면 되니까.
김광수는 올해 23경기에 등판했다. 지난해 딱 1경기만 뛰었던 걸 감안하면, 감회가 남다르다. 2군에 있으면서 야구에 대한 향수가 컸다던 김광수였다.
그는 최근 밝게 웃는 날이 많다. 즐겁고 행복하다. 김광수는 “최근 컨디션도 좋다. 무덥지만 (전반기 많은 투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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