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야속한 비였고, 반가운 비였다.
지난 16일 잠실 KIA 타이거즈-LG 트윈스와의 경기. KIA는 단독 5위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는 찬스를 잡았다. 1회초부터 타선이 불을 뿜었다. 김민우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계속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LG 선발 김광삼의 제구가 흔들린 상황서 대량 득점이 가능했다.
그런데 하늘이 무심했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 도저히 경기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의 큰 비가 잠실구장을 강타했다. 결국 노게임 선언. 이날 내린 비는 찬물이었다.
↑ 17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4회말 2사 2루. LG 양석환 타석에서 KIA 서재응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KIA는 전날 예고했던 서재응을 선발로 그대로 내세웠다. 서재응은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1-0인 4회말 2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서재응은 3⅔ 2실점으로 조기강판. 1승이 절실한 KIA 벤치의 승부수였다.
KIA는 김광수-심동섭-최영필로 이어지는 추격조를 투입해 1점차 승부를 이어갔다. 수차례 집중력 있는 호수비에도 전날 터졌던 타격은 힘을 잃었다. 상대 선발 우규민의 호투에 1점밖에 뽑지 못했고, 바뀐 투수 진해수와 임정우에게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KIA는 2-1인 8회말 1사 2루서 다섯 번째 투수 한승혁이 양석환에게 적시 3루타를 얻어맞고 추가 실점해 1-3으로 뒤졌다.
KIA의 절실함은 9회 나왔다. 상대는 LG 마무리 투수 봉중근. 김민우가 1사 뒤 추격의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다시 2-3, 1점차 승부. 브렛 필도 좌전안타로 기회를 열었다. 1사 1루서 이날 첫 타석 안타와 두 번째 타석 2루타를 때린 4번 타자 이범호의 타석. 이범호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결국 KIA는 LG에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52승53패로 승률 5할이 무너지며 한화(53승54패)와 공동 5위가 됐다. 시즌 막판까지 알 수 없는 치열한
반면 LG는 전날 경기 초반 최악의 분위기에서 비 덕을 봤다. 바뀐 선발투수 우규민이 6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7승을 챙겼고, 진해수-임정우-봉중근이 승리를 지켜냈다. 봉중근은 9회초 홈런 1개를 허용했으나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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