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유서근 기자] “이젠 역전패 당했던 아픔과 우승 트라우마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하민송(19.롯데)이 2개월 만에 돌아온 기회를 잡아내고 고대하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하민송은 23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리조트(파72.6672야드)에서 열린 보그너 MBN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정규투어 첫 승을 거뒀다.
↑ 23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6타차 완승을 거두면서 정규 투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하민송. 사진=(양평) 김승진 기자. |
지난 6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역전 당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픈 기억을 말끔히 씻어 버린 하민송은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박성현(22.넵스)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첫 챔프 등극했다.
이번 우승으로 2년간의 시드를 따낸 것은 물론 우승상금 1억원을 획득하며 시즌 상금 2억2120만원으로 상금랭킹 10위로 올라섰다.
우승 후 하민송은 “그동안 점프투어에서도 준우승을 많이 했는데 역전 당한 적도 있고, 연장전에서도 패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사라져 있었다”면서 “이번 우승으로 역전패에 대한 트라우마를 떨쳐낼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값진 결과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어 2년차로 경험이 부족한 하민송은 큰 위기를 극복하는 놀라운 의지를 보였다. 4타차 단독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나섰지만 전반 마지막홀인 9번홀(파4)에서 위기를 맞았다.
OB(아웃 오브 바운스) 구역은 아니었지만 ‘로스트 볼’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다시 티샷을 했고, 2퍼트로 마무리하며 결국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있었지만 이 실수는 하민송에게 약이 됐다. 하민송은 “전반에 큰 실수를 해서 정말 막막했다. 그때 또 뒤집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했다”면서도 “하지만 전날 타수차가 많이 나서 부담감이 적었고, 마음을 추슬러 우승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시 마음을 비운 하민송은 12번홀(파3)과 13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낸 뒤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위 그룹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 23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KLPGA 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흔들리지 않고 정규 투어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 낸 뒤 주먹을 불끈 쥔 하민송. 사진=(양평) 김승진 기자. |
키가 162㎝로 크지 않지만 태권도를 통해 다져진 체력과 균형 감각을 앞세운 장타로 2012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하민송.
하지만 프로무대에서 몇 차례 우승 경험을 놓쳤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었던 하민송은 ‘위너스클럽’에 가입하며 이젠 KLPGA 투어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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