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너하임) 김재호 특파원] “이렇게 질 수는 없다.” LA에인절스 마무리 투수 휴스턴 스트리트는 강한 분노로 침체된 팀의 부활을 기원했다.
스트리트는 지난 23일(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3-15로 크게 뒤진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투구 감각 유지 차원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9회초 등판을 마친 그는 9회말 경기를 지켜보던 도중 더그아웃에서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더그아웃 한쪽에 놓인 음료수 통을 때리면서 뭔가를 외치는 모습이 방송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 휴스턴 스트리트는 팀의 실망스런 경기 내용에 분노를 표현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는 “그저 지는 것이 화가났다”며 특정인을 향한 분노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잘 모르겠다. 그저 화가 났다. 이런 식으로 지는 것은 정말 화가난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하루 뒤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불펜 투수 입장에서 특히 더 화가 났을 것”이라며 스트리트의 분노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지난 세 경기에서 야수진이 뜬공 세 개를 놓쳤고, 선발 투수들이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며 대가를 치렀다. 절망감을 드러낼 만하다”며 말을 이었다.
소시아는 “내 생각에 스트리트는 동료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던 거 같다. 자신들의 임무에 집중하고 경기에 나가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것도 미친 시즌의 일부다”라며 스트리트가 노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인절스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스트리트는 이번 시즌 33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29세이브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7일 캔자스시티 로열즈와의 원정경기에서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그는 하루 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세이브를 올린 뒤 “우리 팀은 지난 이틀 힘든 경기를 했다. 특히 어제 패배 이후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말로만 책임감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 그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일화가 하나 있다. 지난 8월 6일, 스트리트는 병원에서 밤을 새며 아내의 출산을 지켜본 뒤 바로 경기장으로 달려왔다. 그날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낮 경기가 열리고 있었고, 그는 5회 경기장에 합류했다. 팀이
스트리트가 이번 시즌을 어떤 성적으로 마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패배를 싫어하는 그의 열정이 이번 시즌 에인절스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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