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고의 손맛.’ 지난 23일은 ‘새끼 호랑이’ 황대인(19·KIA)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다. 1군 무대를 밟고 가장 희열을 느꼈다. 프로 첫 홈런을 쳤을 때보다 더욱 짜릿했다.
호랑이군단의 막내는 KIA의 5위 사수에 크게 기여했다. 승부처에서 투입된 ‘대타’로서 한방 기질을 보여줬다. 7회 1사 만루서 2루와 3루 사이를 빠져가는 적시타로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였다. 5-4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KIA는 황대인의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리며 승리를 굳혔다.
마운드 위에 서있던 건 한화의 주축 선수인 권혁. 1B 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권혁의 빠른 공을 놓치지 않았다. “속구에 대한 타격은 평소 자신이 있어 이 하나만 노렸다. 김기태 감독님과 박흥식 타격코치님도 자신감 갖고 스윙하라고 조언하셔서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둘렀다.”
↑ 황대인(오른쪽)은 23일 광주 한화전에서 7회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쳐 KIA의 9-4 승리에 기여했다. 사진(광주)=김영구 기자 |
8월 넷째 주말, KIA는 한화와 5위 혈투를 벌였다. 지난 22일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한 번 더 패할 경우 5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황대인은 “오늘은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팀 분위기도 평소와 달랐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 훈련했다”라고 말했다. 이범호가 표현했듯 포스트시즌 같은 분위기의 경기는 첫 경험이었다.
그 중요한 한판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쳤다. 황대인은 포효했다. 그는 “첫 홈런이야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던 상황이었다. 경기의 중요성은 오늘이 더했다. 더욱이 1점 차로 앞섰으나 안심할 수 없던 순간이었다. 내 안타로 팀 승리를 굳혔기에 (홈런보다)더욱 기쁘고 짜릿한 안타였다”라고 밝혔다.
황대인은 최근 대타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 가장 최근 선발 출전 경기는 지난 13일 삼성전이었다. 총 10경기를 뛰었으니 절반 이상(7경기)이 대타 출전이었다. 지난 18일 SK전에 이어 지난 23일 한화전에서도 중요한 순간 빛났다. 그럼에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저 1군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다.
황대인은 “선발이든 교체든 상관없다. 솔직히 내가 1군 경기에 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한 타석이라도 내게는 매우 소중하다. (주요 순간 대타로)나갈 수 있도록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졸 신인 유망주 황대인은 KIA 팬의 기대대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주목을 받았는데, 1군에서도 매서운 스윙을 선보였다. 시즌 타율은 4할4푼4리.
지난 23일 경기의 쐐기타는 그의 통산 8번째 안타. 그 동안 권혁을 비롯해 레일리(롯데), 김광현, 윤길현, 박정배(이상 SK), 윤성환, 김기태(이상 삼성) 등 각 팀의 내놓으라 하는 간판투수를 상대로 무력시위를 했다. 1군에서도 통하는 황대인의 타격 재능을 엿볼 수 있다.
황대인은 이에 대해 그저 멋쩍게 웃기만 했다. 그저 무심타법이다. 그는 “난 잃을 게 없다. 못 쳐도 본전 아닌가”라며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게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패기 넘치는 신인이다.
그러면서 언제나 그렇듯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