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여기저기 둘러봐도 낄 틈이 없다. 두산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28)에 켜진 노란불이 꺼질 기미가 없다.
로메로는 지난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1루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6회 타석에서 오재일과 교체 됐다. 시즌 타율은 종전 2할5푼7리에서 2할5푼4리로 하락했다.
로메로는 이날 시즌 처음으로 7번 타순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8월 들어 로메로는 4번에서 6번 타순으로 떨어진 상황. 이번에는 하위 타선까지 내려갔다.
첫 타석부터 허무했다. 로메로는 0-1로 뒤진 3회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의 초구를 공략했으나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득점권 찬스에서도 허망하게 물러났다. 로메로는 3-1로 앞선 4회 2사 2루에서 또 다시 박세웅의 초구를 노렸다. 하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고개를 숙였다.
다시 한 번 기회는 오는가 싶었다. 로메로는 4-2로 앞선 6회 1사 1,3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하지만 로메로의 발걸음은 배터 박스가 아닌 더그아웃을 향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로메로 대신 대타 오재일 카드를 선택했다. 오재일은 이날 1군으로 복귀한 상황.
김 감독의 판단은 적중했다. 오재일은 바뀐 투수 홍성민을 상대로 큼지막한 우익수 희생 뜬공을 날려 타점을 올렸다. 이후 두산은 4명의 불펜진을 동원해 5-3 승리를 지켰다.
↑ 두산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 사진=김재현 기자 |
상대를 압도하는 위압감도 떨어진다. 로메로는 볼넷(23개)-삼진(45개) 비율에서 볼 수 있듯 선구안이 좋은 편은 아니다. 올 시즌 풀카운트(3B-2S) 상황에서도 타율 8푼7리(23타수 2안타) 11삼진으로 매우 약하다. 굴욕도 맛봤다. 상대 투수가 로메로가 4번 타순으로 나올 때 앞 타자인 김현수를 거르는 상황도 종종 있었다.
수비에서도 부각되지 못했다. 로메로는 1루수와 3루수를 소화 가능하다. 하지만 3루에서는 허경민, 1루에는 오재일에 수비가 밀린다. 남은 자리는 지명 타자. 하지만 이마저도 위태롭다. 지난 19일 1군으로 돌아온 홍성흔이 최근 6경기에서 타율 3할5푼(20타수
김 감독은 최근 “강력한 4번 타자의 존재가 아쉽다. 로메로가 지금보다 더 잘 해줘야 하는데 고민이다. 본인도 참 답답할 것이다”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외국인 타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본다면 더욱 더 고민을 안길 로메로의 성적이다. 로메로에 켜진 노란불은 여전히 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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