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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승리’ 정현석, 그랜드슬램은 이제부터다

기사입력 2015-08-3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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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그랜드슬램’은 카드놀이인 ‘브릿지게임’에서 유래한 것으로 패 13장 전부를 따는 ‘압승’을 뜻하는 용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한 선수가 여러 메이저대회를 한 해에 석권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야구에서는 경기 전세를 단숨에 가져올 수 있는 효과적이고 치명적인 방법인 만루홈런의 의미로 사용한다.
그리고 지금 야구판에는 불운을 희망으로, 병마와 싸우는 고통을 극복의 환희로 바꾼 남자가 있다. 바로 한화 이글스의 외야수 정현석(31)이 그 주인공이다.
정현석은 지난 겨울.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어느 해보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2015년을 앞두고 정밀검진에서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친정팀 한화는 FA 보상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했던 정현석을 현금트레이드 형식으로 데려오면 다시 그를 품었다.
무서운 병마를 극복한 정현석의 야구인생 그랜드슬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무서운 병마를 극복한 정현석의 야구인생 그랜드슬램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진=MK스포츠 DB
동료들도 그의 별명인 ‘뭉치’를 모자에 새기며 쾌유를 빌었다. 그리고 정현석은 “반드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결국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야구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치열하고 고통스러웠던 8개월의 재활기간. 지난 5일 문학 SK전을 통해 극적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복귀 이후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활약을 펼치며 진한 감동을 선물했다. 암이라는 무서운 질병을 이겨내고 돌아온것만 해도 놀라운데, 그 기억마저 지워버리는 듯한 맹활약. 이것만 해도 인간승리였다.
그런데 반짝 활약도 아니었다. 복귀 이후 20경기에 나서 타율 3할3푼3리 1홈런 10타점 22안타의 호성적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지난 28일 NC전서 생애 첫 만루홈런이자 KBO 통산 700번째 그랜드슬램을 쏘아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정현석은 그라운드에서 땀이 범벅이 된 채로 훈련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표정만은 날아갈 듯이 밝았다.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정현석은 ‘어떻게’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너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면 안되니까 항상 거기(암)에 대해서 준비를 하고 대비를 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현재 상태는 좋지만 늘 재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이 암이라는 질병의 무서운 점이다. 정현석은 “조금 피곤하더라도 음식을 많이 섭취하려고 한다. 한 번에 많이 먹을 수 없기 때문에 5번 정도로 나눠서 식사를 하는데 아침잠을 1~2시간 줄이더라도 아침을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이제 너무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못한다. 아내가 집에서 챙겨줄 때면 마음이 편하지만 원정 호텔에서도 조식 시간을 꼼꼼하게 체크해서 몸에 좋은 음식들을 꼬박꼬박 먹고 있는 정현석이다.
모두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성공적인 복귀다. 정현석 역시 “(나 역시 기대보다) 훨씬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활짝 웃더니 “그래도 이제 겨우 20경기 정도를 했을 뿐이다. 아직 ‘뭔가 잘했다 못했다’를 말하기는 이른 시기인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얼굴에 미소가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정현석은 그것을 ‘감사함’이라고 했다. “땀을 흘린다는 것 자체가 좋다. 살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2007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이후 프로데뷔 첫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정현석은 “예상을 전혀 못했다. 치고 나서도 넘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안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넘어갔구나. 좋구나’ 이런 생각만 했는데 숙소로 돌아와서는 ‘정말 내가 친 것이 맞나’ 싶었다. 뒤늦게 하이라이트 영상을 수없이 돌려봤다”고 했다. 700호 홈런도 물론 영광스럽지만 개인 1호라 더욱 기억에 남고 뜻깊었다는 정현석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사진=MK스포츠 DB
기술적으로도 진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정현석은 “몸에 힘을 빼고 타격을 하는 것을 지난 겨울 스프링캠프서부터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타격폼이나 타이밍, 시선처리 등 모든 부분에서 힘을 빼지 않으면 안되는 매커니즘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아직은 멀었다. 정현석은 “어떤 부분이 100% 바뀐 것은 없다. 꾸준히 바꿔나가는 부분이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지금은 흉내만 내고 있는 정도다.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으려면 앞으로다 더욱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생애 첫 만루홈런이 더욱 극적이었던 것은 완전한 복귀를 신고하는 한 방이었기 때문. 정현석보다 더욱 감동했던 이들이 있다. 바로 가족이다. 정현석은 “경기가 끝나고 아내와 통화를 했다. 복귀했을 때 처음에만 울고 어제는 안 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내는 물론 장인어른과 장모님 모두 다들 울었다고 하더라. 통화할 때 그때는 울지는 않았다. 그냥 여운이 남아있는 정도였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장타력이 부족한 한화에서 정현석의 앞으로의 역할은 더욱 크다. 이제 한국나이로 32살. 한 가정의 든든한 가장이자 그라운드 위의 1명의 선수로 해야 할 일들이 더욱 많다. 그리고 정현석은 많은 야구팬들 앞에 당당히 복귀한 모습으로 약속을 지켰다. 그래서 더 많은 것들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정현석의 가장 찬란한 순간, 야구인생의 그랜드슬램도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사진=MK스포츠 DB

[on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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