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완급 조절에 코너워크도 잘 하더라.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이 크니 자신감까지 넘친다.” 30일 광주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한 투수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넥센의 선발투수(김영민)가 아닌 KIA의 선발투수(임준혁)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실상 후반기 에이스인 임준혁은 최근 17이닝 연속 무실점의 괴력투를 펼치고 있다. 부담스런 상대다. 그에 맞서 꺼낸 카드는 불펜에서 선발투수로 보직 변경한 김영민. 앞선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는 5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염 감독의 바람은 간단했다. 오랫동안 던져주는 것이다. 정해진 투구수는 100개. 지난 2경기에서는 78개와 81개만 던졌다. 감은 좋았다. 염 감독은 “오늘은 왠지 5회를 넘길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런데 그 감은 김영민에게도 왔다. 그리고 이날 광주의 마운드에서 최고의 투구를 펼친 건 임준혁이 아니라 김영민이었다. 염 감독이 평가대로 던진 김영민이었다. 다만 딱 31개의 공까지였다.
↑ 넥센의 김영민은 30일 광주 KIA전에서 5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으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3회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사진=MK스포츠 DB |
문제는 하나 있었다. 김영민은 투구수 60개가 넘어가면 구위가 급격히 떨어졌다. 선발투수 경험이 많지 않으니 볼 배합, 체력 관리 등 부족한 게 있다.
초반 너무 힘을 쏟은 탓일까. 이날은 좀 더 빨리 왔다. 30개를 넘긴 뒤 불안했다. 특히, 2사 이후 흔들림이 심했다. 3회 2사 2,3루와 4회 2사 만루, 절체절명의 순간이 여러 번이었다.
4회 대타 신종길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을 뿐이다. 하지만 야수의 도움 속에 큰 불은 피했다. 야수 정면으로 향했지만 김민우와 황대인의 타구는 날카로웠다.
그만큼 김영민은 위태로웠다. 아니나 다를까. 김영민은 5회 시작과 함께 안타와 볼넷을 연속 허용했다. 또 다시 무사 1,2루의 위기.
팀이 5-1로 앞섰다. 아웃카운트 3개만 잡으면, 2년 만에 선발승을 올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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