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화성) 윤진만 기자] 훈련이 끝났다. 선수들이 제각각 눕거나 앉아 걸어다니는 걸 보고서 그렇게 느꼈다. 7시 45분, 훈련 시작 후 1시간 15분만의 팀 훈련 종료다. 몹시 출출하다. 퇴근이 절실하다.
그때, 경기장 위에서 공 소리가 났다. 정확하게는 발로 공을 차는 소리다. 오른쪽 페널티 박스 주변에 선수들이 모였다. 눈을 찡그리고 그쪽을 응시하니 이청용 손흥민 김승대 정우영과 골키퍼들, 박건하 코치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나머지 슈팅 훈련 중인 듯 했다. 손흥민은 박건하 코치와 주고받은 뒤 강력한 무회전 슈팅을 날렸고, 이청용과 김승대는 골문 구석을 노리는 감아차기를, 정우영은 왼쪽 대각선 지점에서 골문 왼쪽 상단을 노리는 프리킥을 연마했다.
3분, 5분, 10분. 시간이 가도 나머지 훈련이 도통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공 주세요!” 손흥민이 대한축구협회 직원에게 공을 더 던져 달라고 소리치는 그 순간, 아무래도 퇴근이 더 늦어질 것 같다고 직감했다. 그리고 그러한 직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 손흥민(왼쪽)과 이청용이 대표팀 훈련 도중 미소 짓고 있다. 사진(화성)=김영구 기자 |
박스 주변 선수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슈팅 훈련에 왼발잡이 김영권과 김민우가 합세했고, 김진수는 슈팅은 하지 않고 왼쪽에서 박스 안을 향한 크로스 연습을 했다. 신태용 코치의 부름을 받은 임창우는 따로 오른발 크로스 기술을 전수 받았다.
“킥을 할 때 발끝을 들어 올려야지. (직접 시범을 보이며)봐봐. 이~렇게. (임창우의 킥을 보며) 들어 올려.”
박스와 떨어진 지역에 머물던 선수들도 복근 운동, 스트레칭, 혀 운동(수다) 등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훈련 피로를 풀거나 부족한 능력을 키웠다. 이 경기장 위에서 이
짧다면 짧은 15분은 슈틸리케 체제의 선수단 분위기를 압축해 놓은 것 같았다. 선수들도 코치들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아서 무언가를 하려고 했다. 이러한 점이 지난 1년 대표팀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주된 요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